광주시체육회와 북구가 생활체육 프로그램 관리를 소홀히 해 결과적으로 세금을 낭비한 사례가 적발됐다. 북구에서 운영하는 ‘건강북구! 달빛운동교실’ 일부 강사들이 마치 자신들이 직접 기획한 것처럼 꾸며 시체육회 ‘생활체육광장’에 응모, 이중으로 수급받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달빛운동교실은 매주 월·수·금요일 오후 1시간 동안 광주역사민속박물관 광장 5곳에서 진행하며 강사 수당은 6만원으로 책정됐다. 생활체육광장은 강의를 희망하는 강사가 신청서를 제출하면 심의하는 공모 방식으로 시간 당 3만원을 수당으로 지급한다. 비위를 저지른 강사의 개인적 일탈이기도 하지만 북구와 시체육회의 사업 추진 과정에서 중대한 허점이 노출되고 말았다.

부정수급 기간 및 액수에 대한 정확한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2020년부터 올해까지 동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뒤늦게 시체육회는 환수 절차를 밟는 중이며 신분상의 징계도 내리겠다는 방침이다. 북구는 자진 사직 처리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 수립에 나섰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체조 등 다양한 생활체육 프로그램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지자체 차원에서도 주민 요구를 반영, 앞다퉈 진행하는 실정인데 유사하거나 중복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시체육회는 올해 기준 북구지역 4곳을 비롯해 동구 4곳, 서구 3곳, 남구 4곳, 광산구 4곳에서 생활체육광장을 시행하고 있고, 북구는 2017년부터 달빛운동교실을 시작했다. 어찌보면 행정 당국이나 체육회 등 서로 다른 기관 간 소통 창구가 없어 이번처럼 불법 행위가 발생했다. 일부 강사의 문제로 어물쩍 덮어선 안되는 것이다. 광주시와 5개 자치구가 전면 조사를 벌여야 하고 합당하게 조치를 취해야 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북구는 서둘러 종결하는 등 쉬쉬하고 넘기려 한다는 의심을 사는 상황이다. 이해하기 어렵다. 한 푼이라도 아껴써야 할 귀중한 혈세다. 액수의 많고 적음을 따질 수 없다. 실체적 진상 파악이 우선이다. 그리고 재발을 막기 위한 실질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 결코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