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2(토)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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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5·16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정권은 언론을 통제하기 위해 ‘언론윤리위원회법’을 제정했고, 이에 맞서 1964년 8월 한국기자협회가 창립돼 이 법의 시행을 보류하게 만들었다. 그 후 1975년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해직 사태, 1980년 군사반란으로 정권을 찬탈한 전두환 신군부의 기자 대량 해고 사태,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92년 MBC에 대한 탄압에 맞서 MBC노조는 ‘공정방송 쟁취’를 위해 파업을 단행했다. 이명박 정부는 일명 ‘방송장악법’을 통해 조중동 등 언론재벌이 방송 영역 까지 진출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줬다. 또한 거의 모든 방송사에 이명박 특보를 심어 통제했고, YTN과 MBC 기자들을 대거 해고했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언론 장악에 맞서 야권과 언론계가 강력 저지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보수정권의 언론장악 기도, 스스로 한계를 인정하는 것
2024년 3월, 90여 개 언론 시민단체들은 윤석열 정부의 언론 장악에 맞서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을 출범시켰다. 박정희 정부 때부터 시작돼 60여 년 동안 보수정권이 집권할 때 마다 반복되는 언론장악 기도. 언론이 살아있으면 권력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보수정권 스스로 인정하는 것은 아닐까?
사법부와 검찰은 공정과 정의를 최우선 가치로 내세워야
2011년 이명박 정부 때 취임해 박근혜 정부 때 까지 6년 동안 사법농단을 벌인 혐의로 2019년 2월 구속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 1월, 1심에서 47개 범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 받았다. 1심 선고 후 그는 모 법무법인의 고문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공교롭게도 양 전 대법원장은 문재인 정부 때 구속됐고, 윤석열 정부에서 1심이지만 무죄를 선고 받았다. 그것도 47개 범죄 혐의에 대해…. 사법부의 철면피 같은 행위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김학의, 우병우 사건 등 검사나 검사 출신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검찰과 사법부가 마땅한 죗값을 물은 적이 없다. 현재 검찰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그리고 경쟁자들에 대해 잣대를 다르게 들이대고 있다. 공정과 정의를 최우선 가치로 내세워야 할 사법부와 검찰이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 식으로 법의 잣대를 들이댄다면 과연 민주주의 국가라고 할 수 있을까? 더 기가 막힌 것은 검찰과 사법부 내에서 이 사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양승태 대법원장의 사법농단을 폭로하고, 법복을 벗은 이는 이탄의 전 판사가 유일하다.
시민계급의 존재야말로 민주주의의 알파이자 오메가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82년 청주교도소에서 가족에게 보낸 옥중서신에서 “민주국가에 있어서 언론과 사법부는 민주주의의 존폐를 좌우하는 관건이다. 어떠한 부패도 언론이 살아있는 한 영속될 수 없고, 어떠한 부조리나 인권침해도 법관이 건재하는 한 구제받을 수가 있다. 그러나 이 두 개의 기능이 건재하지 않는 한 그 나라는 희망이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그러므로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은 이 두 개의 기능에 대한 감시와 격려를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그런데 언론과 법관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권리와 책임의 의식으로 무장돼 자기가 그 사회의 운명의 주인이고자 하는 결의에 넘친, 그리고 필요하면 희생을 무릅쓰고 행동하는 시민계급의 존재이다. 이러한 시민계급의 존재야말로 민주주의의 알파이자 오메가이다”라고 말했다.
박정희 전두환 정권을 경험하며 보수정권의 본질이 무엇인지 누구 보다 뼛속 깊이 느꼈을 김 전 대통령은 일찍이 보수정권들이 언론과 사법부를 장악하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할 줄 예상한 듯 “민주주의 국가에서 언론과 사법부는 민주주의의 존폐를 좌우하는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깨어있는 시민계급의 조직된 힘을 다시 발휘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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