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08(화)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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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강 화력 선두 독주 원동력
KIA는 11일 현재 80승50패2무로 2위 삼성에 6.5게임 앞선 압도적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남은 12경기에서 6경기만 승리하면 자력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의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올 시즌 KIA의 거침없는 독주는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짜임새 있는 투·타의 조화가 가장 큰 원동력이다.
선발과 중간, 마무리가 철벽 계투를 이룬 마운드는 리그 1위(평균자책점 4.41)의 짠물투구를 보여줬고, 타선은 ‘슈퍼스타’ 김도영의 천재급 방망이를 앞세워 리그 유일 3할대 타율의 최강 공격력을 구축했다.
특히 리그 최고의 핵타선은 이번 시즌 KIA를 우승 후보로 올려놓았다.
KIA의 올해 팀 타율은 0.300이다. 물론 10개 구단 중 1위다. 웬만한 타자 한명의 기록도 아니고 팀 전체가 시즌 내내 쌓은 기록이다. 이는 KBO 역사를 통틀어서도 5차례 밖에 없는 엄청난 기록이다. KIA는 2017년 3할(0.302) 타율을 찍고 리그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대로 정규시즌을 마감한다면 KBO 리그 역대 6번째로 한 시즌 3할대 팀 타율을 달성하게 된다.
KIA가 포스트시즌에서 맞불을 후보인 삼성(0.268)과 LG(0.282), kt(0.277), 두산(0.277) 등의 타율은 이보다 한참 아래다. 어떤 팀이 올라와도 KIA의 막강 화력에는 비교할 바가 못되는 처지다.
KIA는 시즌 기간 타점(752점) 1위, 득점(789) 1위, 득점권타율(0.310) 1위, 장타율과 출루율을 합한 OPS(0.830)도 1위를 기록하는 등 압도적인 화력을 자랑했다.
상·하위 타선을 가리지 않는 매서운 방망이는 KIA의 최대 강점이다.
그중 김도영-소크라테스-최형우-나성범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의 무게감은 리그 최강을 자랑한다.
이들 4명이 정규시즌에서 때려 낸 홈런만 100개에 달한다. 이는 3위 LG의 전체 홈런 수 100개와 맞먹는 수준이다.
최형우, 나성범, 소크라테스는 고비 때마다 해결사와 한방 노릇을 톡톡히 해줬고, 프로 3년차 김도영은 압도적인 활약으로 리그를 집어삼켰다.
파워와 스피드를 겸비한 김도영은 장타율과 출루율을 합한 OPS(1.062) 1위를 비롯해 타율(0.345) 3위, 득점(128점) 1위, 루타(319) 1위, 홈런(35개) 2위 등 대부분 공격지표에서 상위권을 기록했다.
게다가 월간 최초 ‘10홈런-10도루’, KBO 최연소·최소경기 ‘30홈런-30도루’,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 KBO 3번째 ‘3할-30(홈런)-30(도루)-100(타점)-100(득점) 등 만화같은 역대급 기록들까지 작성하며 리그 최고의 스타로 우뚝 솟았다. 현재 추이라면 시즌 MVP도 가장 유력한 상황이다.
김도영은 남은 12경기에서 5홈런과 2도루를 추가하면 국내 선수로는 최초로 ‘40(홈런)-40(도루)’ 고지에 오르게 된다.
주전과 백업을 가리지 않는 고른 활약도 KIA의 큰 장점이다. 톱타자 박찬호, 상·하위 타순의 연결고리인 6번 타자 김선빈, 하위 타선의 한준수, 이우성은 모두 3할 이상의 고타율로 팀에 큰 기여를 했다. 최원준과 변우혁은 공수 양면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쳤고, 서건창, 이창진, 박정우, 홍종표 등 백업 자원들도 주축 선수 못지않은 활약을 펼치면서 체력 안배에 큰 힘을 보탰다.
이처럼 막강 타선의 화력과 두터운 뎁스(선수층)는 시즌 도중 나성범, 최형우, 이의리, 윤영철, 네일 등 주전 선수들의 부상 이탈에도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었고, 포스트시즌에서도 유감없이 승리를 견인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 마운드 악재에도 양현종·네일 버팀목
KIA는 시즌 초반 마운드 주축 선수들의 부상 악재가 이어지면서 선발 로테이션 정상 가동에 큰 어려움이 따랐다.
5월 초 외인 투수 크로우가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한 데 이어 6월 말 이의리도 뼛조각 제거수술과 왼쪽 팔꿈치 내측측부인대 재건술을 받으며 시즌 아웃됐다. 7월 중순에는 윤영철이 척추 피로골절 진단을 받고, 현재까지 재활 중에 있으며, 후반기 막바지인 8월 말에는 ‘에이스’ 네일마저 안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최대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크로우의 대체선수로 캠알드레드가 영입됐지만 기복이 심한 경기력으로 결국 퇴출됐다. 이후 입단한 ‘ML 36승’ 좌완 에릭 라우어도 아직 적응단계로 검증이 덜된 상태다.
이 같은 위기의 상황에서도 다행히 양현종과 네일이 마운드를 지탱했고, 대체 투수와 불펜의 활약으로 선발진 구멍을 메워나갔다.
‘이닝이터’ 양현종은 꾸준히 5-6이닝을 소화하며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 2년 만에 10승대를 달성했고, 통산 탈삼진 부문에서 ‘전설’ 송진우를 제치고 최다 탈삼진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올 시즌 7년 연속 170이닝 대기록도 기대되고 있다
양현종과 함께 ‘원투펀치’ 네일은 천군만마와 같은 존재였다. 팀 내 최다승인 12승을 일궜고, 2점대 평균자책점을 지키면서 KBO 리그를 지배했다.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서는 현재로선 네일의 부상회복 속도가 큰 관건이다.
선발 윤영철은 16경기에 출전해 7승을 올렸고, 대체 투수 황동하와 김도현도 선발진 공백을 메우는 데에 효자노릇을 하며 이범호 감독의 근심을 덜어줬다.
어느 구단에 부럽지 않은 든든한 불펜진도 정규리그 1위 사수에 한몫했다. ‘필승조’ 우완 장현식과 전상현, 정해영은 선발투수 뒤를 탄탄히 받쳐줬고, 좌완파트에선 곽도규, 이준영, 김기훈이 맹활약을 이어갔다.
이중 장현식과 전상현, 곽도규는 181.3이닝, 47홀드를 합작하며 ‘마당쇠’ 역할로 팀에 크게 공헌했다.
개인통산 3번째 30세이브 고지를 밟은 ‘마무리’ 정해영은 삼성의 오승환을 넘어 세이브왕을 예약한 상태다.
이들 활약은 단기적인 한국시리즈에서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다만, 네일의 복귀 여부가 불확실한 만큼, 1선발급 투수 부재는 한국시리즈 전에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호랑이 꼬리잡기 저주
KIA는 선발 마운드 공백으로 시즌 레이스에 위기도 많았다. 그래도 시즌 초반부터 줄곧 1위를 달렸다.
전반기 잠깐 선두 자리를 NC와 LG에 빼앗긴 적은 있지만, 1위를 내준 날이 겨우 손에 꼽을 정도다.
이처럼 KIA가 선두를 질주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2위팀을 떨게 하는 ‘호랑이 꼬리잡기 저주’ 때문이다.
올 시즌 KIA는 2위 팀들과의 맞대결에서 무척이나 강했다. 호랑이 꼬리를 물면 눌러버렸다.
KIA는 1위 자리가 위태로울 때마다 2위 팀과 자주 만났지만, 그때마다 승리를 거두며 선두 자리를 꾸역꾸역 지켜냈다. NC와 LG, 두산이 1위 자리를 노리다가 차례로 호랑이 발톱에 맥없이 쓰러졌다.
현재 2위 삼성도 8월31일과 9월1일 KIA와 맞대결에서 패해 두 팀의 격차는 6.5경기로 벌어졌다.
KIA의 올 시즌 2위 팀 상대 승률은 15승 2패, 무려 승률 0.882다. 이쯤되면 2위 천적이라 불리울만 하다.
◇성적도 1위, 흥행도 1위
‘팬들을 위한 야구’를 선보인 이범호 감독의 야구 철학과 선수 관리 능력도 돋보였다.
주전과 비주전을 가리지 않고 기용해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면서 전력을 극대화했다. 선수들과의 소통도 보다 강화하며, 누구보다 선수들의 부상과 상태를 염려했다.
이와 함께 KIA는 홈 관중 100만 명을 돌파하면서 지난해 대비 63%의 높은 관중 신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7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구단의 적극적인 홍보 마케팅이 큰 역할을 했다.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구장은 올 시즌 누적 관중 111만5천749명(경기당 평균 1만6천905명)을 기록하며 구단 한 시즌 최다 관중 신기록을 작성했다. 종전 최다 관중 기록인 2017년의 102만4천830명(72경기, 평균 관중 1만4천234명)을 61경기만에 갈아치웠다.
KIA의 올 시즌 잔여 게임 12경기 중 홈 7경기가 남은 것을 감안하면 누적 관중 120만 명은 충분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올 시즌 23번째 만원 관중을 기록하며 구단 최다 만원 관중 기록도 다시 썼다.
전통 명가 타이거즈의 부활과 프로 3년 차 김도영이라는 스타 탄생으로 올 시즌 흥행 바람은 가히 역대급이다.
이제 남은 숙제는 2017년 이후 7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대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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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철 기자 jhc@kjdaily.com
주홍철 기자 jhc@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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