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을 하루 앞둔 지난 30일 오후 광주 서구 상무지구 한 상가에 호박 연등(잭오랜턴)과 유령 모형 풍선 등이 장식돼 있다./주성학 기자

“아직까진 조심스러운 분위기죠. 그래도 반가운 대목이라 기대는 하고 있습니다.”

핼러윈(10월31일)을 하루 앞둔 지난 30일 오후 9시께 광주 서구 상무지구 유흥가. 거리를 따라 늘어선 술집과 식당 바깥에는 도깨비 얼굴이 세겨진 호박 연등(잭오랜턴)과 모형 해골 등 핼러윈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소품이 전시돼 있었다.

이를 보며 시민들은 “벌써 핼러윈이야”거나 “올해는 무슨 이벤트를 할까”라는 등 궁금증과 기대감을 드러냈다.

핼러윈 당일은 물론 주말이 아님에도 일찍이 천사나 악마 등의 분장을 한 채 돌아다니는 시민들도 더러 눈에 띄었다.

그러나 정작 상인들의 반응은 떨떠름했다. 이를 방증하듯 핼러윈 소품으로 가게를 장식한 곳은 몇 곳에 불과했고 대부분의 술집도 특별한 이벤트 없이 평상시 모습이었다. 이는 2년 전 핼러윈을 앞두고 서울 이태원에서 159명이 인파에 깔려 숨진 참사의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5년 넘게 상무지구에서 술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30대)씨는 “지난 주말부터 거리에 핼러윈 분위기가 나긴 했지만, 이태원 사고 이전만 못하다”며 “지난해보단 핼러윈을 기념하는 곳이 늘어났지만, 아직까진 조심스러운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술집 업주 이모(40대)씨는 “혹시 모를 특수를 위해 조명과 악세사리로 가게를 꾸미긴 했지만, 지난 주말과 이번 주 평일은 평상시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다”며 “경기가 어려울 때 기념일이나 행사는 그야말로 반가운 ‘대목’이라 올해도 기대해 보고 있긴 하다”고 전했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분위기 속에서 경찰은 이번 주말 핼러윈 영향으로 시민들이 몰릴 것을 대비해 인파밀집 관리대상(충장로·상무지구·전남대학교 일대)에 대한 순찰을 평소보다 촘촘히 진행하고 있다.

이날 상무지구 일대를 순찰한 광주경찰청 기동순찰대 6팀은 경광봉과 무전기 등을 갖춘 채 인파 밀집이 우려되는 ▲사랑각 인근 골목 ▲상무광장 ▲센트럴 호텔 주변을 돌아다니며 인근 상가 측에 “인파가 몰릴 때 질서 유지가 될 수 있도록 각별히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또 원활한 통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거리 주변의 적치물에 대해선 소유주를 확인하고 처리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 혹시 모를 위험 요인의 사전 제거에도 힘썼다.

서현석 광주경찰청 기동순찰대 6팀장은 “시민 안전을 위해 매일 12개의 팀이 돌아가며 인파 밀집 구역, 범죄 신고 다발 구역 등에 대해 순찰을 하고 있다”며 “이번 주말은 물론 앞으로도 시민의 평온한 일상이 늘 지켜질 수 있도록 안전 관리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주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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