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27(월)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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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또 한 번 파괴되는 순간을 목도한 시민들은 참담한 심정으로 다시 광장에 집결해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고 국민의힘을 강하게 규탄했다.
◇탄핵 불성립 다음날에도 5·18광장 집결
광주·전남 시민사회단체 99곳이 참여한 윤석열 정권 퇴진 광주비상행동은 8일 오후 4시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제5차 광주시민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전날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제4차 궐기대회에는 5천여명이 참석했고, 이날엔 약 2천500명이 함께했다는 게 주최 측의 추산이다.
유덕중학교 최모(14)양은 “어제 탄핵 부결 소식을 뉴스로 보고 화가 나 민주광장에 나왔다”며 “국회의원으로서 본연의 일을 하지 않고 투표장을 나간 국민의힘은 처벌 받아야 하고, 윤 대통령도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발언했다.
류봉식 광주비상행동 공동대표는 “12월7일은 정치가 국민을 배신한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정부여당이 말한 ‘질서 있는 조기 퇴진’은 어불성설이다. 국민은 그들에게 국정을 위임한 적이 없기에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와 관련, 오월 공법 3단체(5·18 부상자·공로자회, 5·18민주유공자 유족회)와 5·18기념재단은 입장문을 통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의 대국민 담화는 국민을 기만하고 민주주의를 모독한 치욕적 행위”라고 규정했다.
단체들은 “12·3 윤석열 내란 사태의 주범들과 협력자들이 사태 해결을 운운하며 국민 앞에 나선 것은 또 다른 반란”이라며 “내란을 방조하고도 국민을 속이며 거짓된 담화를 발표한 것은 국민에 대한 명백한 배신”이라고 꾸짖었다.
구속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에 대한 별도 입장문에서는 검찰의 엄정 수사를 촉구했다.
단체들은 “검찰 출신 인사 등 특정 세력에 대해 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불신이 팽배한 상황에서 이번 일은 검찰이 다시 신뢰를 회복할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며 “철저한 발본색원과 함께 관련자 모두에 대해 법의 엄정함을 보여달라”고 강조했다.
이 단체들은 전날 윤 대통령의 탄핵이 정족수 미달로 무산된 것을 두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정의가 또 한 번 처참히 짓밟혔다”며 “헌법과 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할 국민의힘이 반란군의 충성스런 개가 돼 그 역할을 포기했다”고 참담함을 드러냈다.
이어 “국민의힘 의원들의 행태는 민주주의를 희롱하고 국민을 배신한 행위”라며 “정의와 양심을 저버린 정치권에 대한 국민적 심판의 불씨를 더욱 키울 것”이라고 예고했다.
◇“퇴장 국힘 의원들, 부끄럽지 않냐!”
전날 5·18민주광장에서 4시간여 동안 윤 대통령의 탄핵 표결 무산 과정을 지켜본 시민들도 일제히 울분을 터뜨렸다.
특히 국민의힘 의원들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은 가결을 막기 위해 투표에 참여하고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은 부결시키기 위해 본회의장을 퇴장하는 모습을 중계 화면으로 보고선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냐”고 비판했다.
특히 우원식 국회의장이 투표 마감 시간으로 못박은 오후 9시20분이 다 되도록 ‘추가 투표자’가 국민의힘에서 나오지 않자 시민들은 점점 격앙됐다.
데드라인이 지난 뒤 우 의장이 결국 투표 불성립을 선포하자 시민들의 분노는 폭발했다.
자녀와 함께 온 김영섭(43)씨는 “내란죄를 일으킨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부결됐다니 믿을 수 없다”며 “자녀에게 안전한 나라를 물려주고 싶은 건 모든 부모가 같은 마음일 거라고 생각한다. 국민의힘은 이러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토로했다.
한편 윤석열 정권 퇴진 광주비상행동 등 700여명은 같은 날 오전 10시께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상경했다.
제6차 궐기대회는 오는 14일 5·18민주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그동안 광주비상행동은 조직 정비 등에 나설 계획이며 9일 오후 2시 전일빌딩245에서는 광주·전남지역 민주원로들과 비상회동을 갖는다.
/안재영·주성학 기자
안재영·주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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