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신학기를 앞둔 학교가 혼란스럽다. AI디지털 교과서(AIDT) 도입을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교육부가 채택률이 저조한 시·도교육청에 특별교부금을 감액하겠다고 한다. 고스란히 각급 학교에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 교육부는 AIDT 1년 유예를 거쳐 내년도에 전면 시행할 계획으로, 올해 시범 기간 자율에 맡겼다. 그런데, 교부금과 연계 방침을 통보했다. 느닷없다.

광주교육청에 따르면 AI교과서에 대한 의견 수렴 결과, 12.5%로 집계됐다. 전남은 11.1%였다. 세종, 울산, 인천, 경남 등도 15% 이하로 전해졌다. 해당 6개 시·도교육청은 공동 건의문을 내고 재고를 요청하고 나섰다. 디지털 혁신 특별교부금은 AI교과서 뿐만 아니라 디지털 기기, 인프라 구축, 튜터 지원 등의 사업에 사용되고 있다. 미래 지향적인 학교 교육 만들기를 뒷받침한다.

갑작스런 교육부의 태도 변화에 광주교육청은 사실상 삭감이라며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디지털 튜터 교부금의 50%를, 선도학교당 3천만원이던 예산을 1천만원으로 줄이려 한다는 것이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중 특별교부금은 ▲국가시책 ▲지역현안 ▲재난안전 ▲디지털 교육혁신으로 나뉜다. 디지털 혁신 교부금은 관련 교원 연수와 디지털 튜터 등에 쓰인다. 선도학교는 국가시책 교부금을 활용한다.

교육부는 AI교과서 도입이 의무에서 선택으로 바뀌면서 특별교부금에 대한 일부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으로 추후 확정하겠다고 해명했다. 보급 대상 학년은 초등 3·4, 중 1, 고 1학년으로 과목은 영어·수학·정보다. 전국적으로 30% 정도가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I교과서를 선정하지 않았다고 해서 차별하는 것은 아닌가. 상대적 불이익을 주는 처사로 행정의 신뢰성도 무너뜨린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지적처럼 예산으로 정책을 강요하는 것은 교육자치를 훼손하는 비민주적 권력 남용이라 할 수 있다. 모든 학생들은 공정하게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 헌법에 명시된 기본권이다. 원칙이다. 디지털 특별교부금이 본래 계획대로 집행되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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