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형사법의 대원칙인 죄형법정주의와 엄격 해석의 원칙에 충실한 판결”이라고 했고, 김영록 전남지사는 “인식과 기억에 관한 사안은 범죄의 증거가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이어 헌법재판소에 윤석열 대통령의 즉각적인 파면을 촉구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이 대표 항소심 결과가 나온 ‘슈퍼위크’였다. 변론 종결 이후 한 달을 넘긴 대통령 탄핵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헌재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평의 내용이 철저하게 비공개에 부쳐지고, 배경을 두고선 다양한 추측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례적으로 심리가 길어지면서 정치·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진영 간 갈등이 격화된 심리적 내전 상태다. 이미 수십조원에 달하는 사회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대다수 국민들의 염원에 따라 신속 결단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국가적 혼란이 극에 달하고 있다. 납득할 이유도 없이 미루는 것 자체가 헌정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되는 것이다. 광주·전남 175개 시민단체가 참여한 비상행동은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삼보일배’ 투쟁을 펼쳤다. 헌재의 늦장 판결에 대한 분노와 윤석열 파면을 바라는 민심을 온몸으로 표현한 셈이다.

헌재로 다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애초에 중대성을 감안해 최우선해 다루겠다고 하고선 여태껏 함구하고 있다. 조기 대선의 실시 여부를 비롯해 국정 운영에 직접 파급되는 대형 사건으론 유일하게 법원에 남아 있다. 하루빨리 선고해야 하는 것이다. 12·3 비상계엄과 내란을 종식하고 정상적인 국가로의 전환이 시급한 시점이다. 좌고우면할 때가 아니다.

민주주의 헌정 질서를 회복하는 일이다. 헌법을 수호하는 최고기관인 헌법재판소는 기본적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 일각에서 문형배 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이 퇴임하는 4월 중순이 최종 마지노선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이는 명백히 직무유기다. 또 불필요한 정치적 오해를 사는 것이다. 얼토당토않다. 대한민국이 더 이상 흔들릴 수 없다. 국민의 희생, 인내도 임계점에 이르렀다. 진실과 정의, 그리고 양심에 기반해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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