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북을 중심으로 동시다발로 발생한 대형산불의 주불이 모두 진화됐다고 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사망 30명을 포함해 모두 75명의 사상자가 나왔으며, 피해 영향구역은 총 4만8천여㏊로 추산됐다. 주택 3천여동이 전소되고, 국가유산 30건, 농업시설 2천여건도 훼손됐다. 역대 최악의 산불이었다. 광주와 전남지역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불안한 상황이다.

전남도는 김영록 지사를 본부장으로 격상한 산불방지특별대책본부 운영에 들어갔다. 영농부산물을 사전 수거하고, 감시 사각지대는 드론 예찰을 확대한다. 순천 송광사·장성 백양사 등 대형사찰 5곳에 대해선 직접 관리할 방침이다. 광주시도 강기정 시장을 본부장으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는 등 총력전에 나섰다. 소각행위 금지와 함께 감시원 예찰, 예방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작은 불씨가 대규모 재난으로 커질 수 있다는 교훈을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난 뒤에야 알았다. 이상기후로 인해 산림이 바짝 건조한데다 삽시간에 몰아치는 태풍급 강풍의 위력이 더해졌다. 산불이 사람이 뛰는 것보다 더 빠른 시속 8㎞를 웃도는 속도로 광범위하게 번지는 ‘괴물’이 됐는데도 전문 인력과 장비가 많이 부족했다. 속수무책이었다. 꽃샘 추위와 함께 비가 내려 주춤하는가 싶더니, 다시 고온 건조한 바람이 불고 있다. 언제든 다시 재발할 수 있어 예방과 대비가 필요하다. 진화 가용자원을 파악하고 정비하면서 초기 대응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광주시·전남도는 시도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 현장에서 직접 챙겨야 한다. 산불은 통계자료에서 보듯 실화나 불법 소각 등이 주된 원인이다. 작은 부주의에서 시작되는 만큼 예방 수칙을 잘 지키도록 지도·관리하고 경각심을 일깨워야 할 것이다.

산불이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심각한 국가적 비상 사태다. 봄철 지역 축제와 행사로 방문객이 증가하고, 한식(5일)과 청명(4일) 절을 맞아 입산자와 성묘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산림 인접지 불법 소각행위를 집중 단속해야 한다. 위법 행위자는 일체의 관용 없이 강력 처벌해야 한다. 행정력을 총동원해야 하는 매우 엄중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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