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로부터 외면받았던 강진 마량 만호성이 새로운 관광명소로 다시 태어난다.

7일 강진군에 따르면 최근 ‘강진 마도진 만호성지’ 일대가 전남도 지정유산 경관개선 사업 대상지로 최종 선정됐다.

이번 사업은 총 22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문화유산과 주민 삶이 공존하는 관광자원으로 탈바꿈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만호성지는 조선 연산군 5년(1499년) 왜구 침입에 대비해 축조된 수군진성으로, 당시 종4품 무관인 ‘만호’가 주둔하던 곳이다.

현재 남아 있는 성벽 길이는 약 730m로, 강진 병영면의 전라병영성과 맞먹는 규모를 자랑한다. 그러나 접근성 부족과 보수 미흡으로 그동안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외면받아온 실정이다.

성곽은 역사적으로 큰 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차 공간 부족과 불편한 진입 동선, 시야를 가리는 수목 등으로 인해 지역민조차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또 1999년 전남도 지정유산으로 지정된 이후에도 본격적인 보수나 경관 정비가 이뤄지지 않아 자연재해와 식생 확산으로 성벽 훼손 우려가 지속돼 왔다.

더불어 문화재 보호구역 설정으로 인해 주민들의 재산권이 제한되는 현실 역시 민원이 제기되는 주요 요인 중 하나였다.

성곽 내부가 전면 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 건축, 수리 등에서 제약이 많았고, 이는 마량 주민 삶의 질 저하로 이어져 왔다.

이번 사업은 이러한 문제들을 해소하며 문화유산을 지역사회와 조화롭게 연결하는 데 중점을 둔다.

강진군은 올해 7천500만원을 들여 경관개선 가이드라인 용역을 우선 추진하고, 2026년까지 본격적인 정비에 나설 예정이다.

주요 사업으로는 경관조명 설치, 진입로 정비, 편의시설 및 안내판 정비, 잡목 제거와 배수로 보강 등이 포함된다.

특히 이번 사업은 단순한 복원 사업이 아닌 주민 정주여건 개선을 핵심으로 한다. 그간 보호구역 지정으로 인해 성내 주민들이 겪었던 재산권 침해 문제를 최소화하고, 주민 의견을 반영한 주도형 사업 추진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강진원 강진군수는 “마량 주민들은 지금까지 문화유산이 가져다주는 불편함을 감수했지만 이번 경관개선 사업을 통해 긍정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문화유산과 주민들이 공존할 수 있는 사업의 시작을 기쁘게 생각하고 앞으로 만호성지가 정비돼 매력적인 관광자원은 물론 새로운 마량의 관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강진=정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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