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인문투어 ‘소년의 길’을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광주 출신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 속 5·18민주화운동 사적지 곳곳을 하나로 묶어내 걸으며 탐방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소년을 따르는 길은 5·18기록관-광주YMCA-옛 광주적십자병원-국립아시아문화전당-상무관·옛 전남도청·민주광장·전일빌딩245 등이다.

작가의 길은 골목길 문화사랑방-효동초등학교-중흥도서관-전남대학교 등으로 이어진다. 각기 역사적 의미와 문학적 감성을 한 번에 느낄 다채로운 콘텐츠도 제작했다. 5·18기록관에서는 45주년 기획전으로 소설과 관련한 다양한 자료를 만나게 된다. 동명동 법원 근처 농장다리에 위치한 푸른길 문화샘터 내에서는 한강, 김대중 대통령 등 노벨문학·평화상 수상자에 대해 전시한다.

인문투어는 1980년 5월의 광주를 품은 ‘동호’가 지나온 현장을 함께 걷는 담담한 여정이다. 실제 인물 문재학 열사는 광주상고 1학년으로 5월21일 집단발포에 친구 양창근 열사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나만 집에 갈 수 없다”며 시위에 참여했다. 마지막까지 도청을 사수하기 위해 죽음을 각오하고 결사 항전을 벌였지만 27일 새벽 계엄군의 총탄에 산화했다. 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열흘간 광주와 인근지역 사망 희생자는 166명으로, 이 중 10-20대가 전체의 73.5%를 차지했다. 광주시청사 외벽에는 소설의 내용 일부를 발췌한 ‘당신이 나를 밝은 쪽으로, 빛이 비치는 쪽으로, 꽃이 핀 쪽으로, 끌고 가기를 바랍니다’라는 현수막이 게시됐다. 민주세상을 꿈꾸며 항쟁에서 숨지거나 다친 수많은 소년들과 동행인 것이다.

불법적인 12·3비상계엄을 막아냈고, 내란세력의 완전한 청산을 위해서 광주를 찾는 발길이 계속되고 있다. 게다가 노벨문학상의 무대로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 더욱 조명받고 있다. ‘소년이 온다’는 5·18의 고통과 기억을 담아낸 수작이다. ‘소년의 길’을 통해서도 피부적으로 체감 가능하다. 주요 장소에서는 시민 518명의 한강 작품 필사본을 비롯해 다양한 전시회와 함께 조형물을 선보이고 있다.

광주시 기대처럼 2025 방문의 해, 새로운 문화체험콘텐츠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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