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아이클릭아트

최근 10년간 광주·전남 지역에서 492곳의 금융기관 점포가 문을 닫으며 금융 접근성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디지털 금융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과 지역 주민들의 불편이 현실화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점포 폐쇄 절차를 강화하고 공동 점포 도입 등을 통해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광주 지역의 금융기관 점포 수는 2014년 1천54곳에서 2023년 787곳으로 줄었고 전남 지역은 같은 기간 1천354곳에서 1천129곳으로 감소했다.

10년 새 광주·전남 전체 점포 수는 2천408곳에서 1천916곳으로 492곳(20.4%)이 줄었다.

이 같은 감소세는 비단 광주·전남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전국적으로도 은행 점포 폐쇄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국내 금융기관 점포 수는 2014년 3만5천446곳에서 2023년 2만7천219곳으로 8천곳 넘게 줄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거래 수요가 급증하고 디지털 전환 흐름이 자리 잡으면서 은행들은 창구 기반 점포를 줄이고 모바일·온라인 채널 중심으로 운영 방식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한편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모두 점포 수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방은행의 축소 속도가 더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지점(출장소 제외) 수는 2024년 1분기 2천623곳에서 올해 1분기 2천566곳으로 감소했다. 지방은행은 같은 기간 627곳에서 474곳으로 줄며 시중은행보다 훨씬 빠른 축소세를 보였다.

주목할 만한 변화는 출장소의 증감세다.

시중은행 출장소는 지난해 1분기 366곳에서 올해 1분기 503곳으로 크게 증가한 반면, 지방은행 출장소는 같은 기간 182곳에서 117곳으로 감소했다.

이는 시중은행들이 기존 점포를 폐쇄한 뒤 출장소 형태로 재배치하는 전략을 강화하는 데 비해, 지방은행은 비용 절감과 인력 부담 완화를 위해 출장소를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사회에서는 점포 통폐합으로 인해 금융 접근성이 저하되고 이에 따른 금융 사각지대가 확대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고령층과 디지털 금융 이용이 익숙하지 않은 일부 주민들은 계좌 개설이나 이체 등 기본 금융 업무 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금융 상담 서비스 이용에도 제한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점포 폐쇄에 따른 금융 접근성 저하를 막기 위해 조만간 새로운 공동 절차를 도입할 계획이다. 지점 통폐합을 용이하게 했던 일부 예외 조항을 손질하고 폐쇄 과정에서 지역사회와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점포 축소에 대한 대안으로 ‘은행 공동 점포’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될 공동 점포는 여러 은행이 함께 출자해 운영하는 형태로 예·적금은 물론 대출까지 대부분의 금융 업무를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다. /정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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