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사칭 수법을 주로 사용하던 ‘노쇼 사기’가 최근 들어 제21대 대통령 선거나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등 국민적 관심사를 미끼로 하는 등 갈수록 고도화되는 모양새여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1일 광주·전남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최근까지 각각 84건·27건의 노쇼 사기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이 중 약 70%에 달하는 75건(광주 54건, 전남 21건)이 지난달 발생했다.

노쇼 사기는 공공기관을 사칭하는 이들이 물품 또는 먹거리를 주문한 후 다른 업체의 상품을 대리 구매해주면 한꺼번에 비용을 결제하겠다는 수법이 주를 이룬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얼핏 보면 사기범들이 얻는 이익은 없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들이 처음에 물품 또는 먹거리를 예약하는 것은 사기를 위한 사전 작업이다. 업주가 이를 믿고 예약대로 준비하면 사정이 생겨 못가니 음식을 ‘특정 업체’를 통해 배달해달라거나 개인 구매가 안 되니 고가의 주류를 준비해 달라는 등 ‘추가 요구’가 들어온다.

이를 이행하기 위해 업체 측에서 먼저 부담하며 입금하는 돈이 바로 사기범들의 목적이다.

실제 제45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하루 전이었던 지난 17일 광주 광산구 한 식당 업주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 캠프 관계자라는 이로부터 20여명 단체 예약을 받았다.

그는 5·18 기념식을 마친 이 후보와 캠프 관계자들이 식사하는 것이라고 믿으며 대신 구매해달라고 한 고가의 양주 대금 2천여만원을 특정 계좌로 입금했는데, 이후 예약자와 연락이 끊겼다.

최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대형 화재와 관련, 진화에 투입된 소방관을 사칭하며 단체 식사를 예약하고 방역복을 대신 구매해달라는 요구도 있었다.

이 같은 피해 사례가 잇따르자 경찰과 별개로 지자체들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노쇼 사기’ 주의보를 발령하며 주의를 안내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기관 관계자로부터 대량, 단체 주문을 받았다면 해당 기관의 공식 전화번호로 직접 확인해달라”며 “주문자가 여러 사유를 들며 업주에게 돈을 요구하는 경우는 100% 사기”라고 말했다./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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