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생괘법은 나아갈 것인가, 물러설 것인가. 즉 진퇴를 아는 방법이고 동시에 시의(時宜)에 맞는 진퇴의 방책을 찾기 위한 점법이다. 역위생괘법은 진퇴출처를 적극적으로 할 것인가, 소극적으로 할 것인가를 판단하는 점법이고 반복생괘법은 방침 태도변경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밝히는 점법인데 반해, 전도생괘법은 진퇴가부 즉, 앞으로 나아갈 것인가, 나아가지 말 것인가를 살피는 점법이다.

전도생괘법은 종괘(綜卦)를 쓰는 방법으로, 예컨대 ‘수뢰둔’(水雷屯)의 내괘를 전도시키면 ‘수산건’(水山蹇)이 되고, ‘뇌택귀매’(雷澤歸妹)의 외괘를 전도시키면 ‘산택손’(山澤損)이 되며, 또한 ‘산풍고’(山風蠱)의 내외괘 양괘를 모두 전도시키면 ‘뇌택귀매’(雷澤歸妹)를 생괘하는 점법이다.

내괘를 전도해서 내쪽의 진퇴 가부를 보고, 외괘를 전도해서 상대방의 진퇴에 의해서 생겨나는 변화를 보며, 다시 내외 양쪽을 전도해서 쌍방이 동시에 변화할 경우의 결과를 추리하는 것이다.

먼저 내괘를 전도해서 진퇴를 결정하는 점법으로 내괘를 전도해서 괘상에 나타난 변화를 보고 자신의 진퇴의 가부를 결정한다.

예컨대 ‘풍산점’(風山漸)을 얻을 경우, 다음의 괘상에서 내괘의 간괘(艮卦)를 전도해서 ‘풍뢰익’(風雷益)을 생괘해 점괘와 익괘를 비교 검토, 진퇴를 결정하는 것이다.

‘실점예’로 ‘모 위원회에서 각종 사업을 계획해 각 방면에 진출해야 한다는 의견이 유력해 그 가부’에 대한 문점을 요청하자, 서죽을 들어 ‘규지미제(睽之未濟) 초효변’을 득괘하고 다음과 같이 점단했다. 신규사업 개시는 불가하다.

규괘(睽卦)는 ‘두 여인이 함께 살아도 그 뜻과 행동을 함께 하지 않는다’고 해 ‘내부에 불화 반목이 발생’하는 괘이다.

따라서 신규로 개시되는 사업을 둘러싸고 간부 간의 세력 투쟁이 일어나서 위원회의 평화가 깨질 뿐만 아니라, 지괘 ‘화수미제’(火水未濟)로 변한 것으로 본다면, 미제는 ‘아직 미완성’이라는 점시이며 새로운 사업은 끝내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함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은 나아가서 일을 새로 일으키기 보다는 오히려 물러서서 수세(守勢)를 해야 한다. 나아감을 멈추고 후퇴한다면 규괘의 내괘 태괘를 전도해 ‘화풍정’(火風鼎)괘가 돼 곧 위원회는 안정을 찾게 될 것’이라고 점단했다.

또 다른 ‘실점예’로, ‘심중에 괴로움이 그치지 않는 모씨의 일의 길흉’을 점해 ‘손위풍(巽爲風) 불변괘’를 득괘하고 다음과 같이 점단했다.

‘외괘 손괘를 도태(倒兌)로 보니까 모씨에게 의론꺼리를 가지고 만나러 온 사람이 있는데 모씨는 이에 응하지 않고 상대방과 대화를 하지 않으려고 등을 돌리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 태도는 진퇴의 도리에 적합하지 않다. 자신의 불만을 참고 그 자를 관용으로 대하고 이쪽에서 나아가서 그의 상담에 응하면 즉, 손의 내괘를 전도(轉倒)시켜 보면 ‘풍택중부’(風澤中孚)괘가 돼 서로 신의가 온전해져서 양자 간의 관계가 돈독해 진다. 만약 이에 반해 현재처럼 상대방으로부터 상담을 회피하고 도망치려고 하면 바람이 부는 소란과 같은 손풍의 분란은 끊이지 않으니 결코 쌍방에게도 서로 도움이 안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외괘를 전도해서 진퇴를 결정하는 전도생괘법이다.

이 점법은 외괘를 전도해서 상대방의 진퇴 여부에 의해서 가져올 변화를 그 괘상에 의해 판단하는 것이다. 예컨대 ‘산풍고’(山風蠱)의 외괘를 전도해서 ‘뇌풍항’(雷風恒)을 삼거나 혹은 ‘택천쾌’(澤天夬)의 외괘를 전도해서 ‘풍천소축’(風天小畜)으로 삼는 것이다.

이에 대한 ‘실점예’로 ‘소문이 좋지 않은 모 여인과 내연(內緣)의 관계를 맺고 그로 인하여 사회적 신용을 잃어가는 한 남자의 운세’를 점해 ‘박지곤(剝之坤) 상효변’을 득괘하고 다음과 같이 점단했다.

박(剝)괘는 ‘양(陽) 하나가 곧 다 허물어져서 그의 신용이 몽땅 실추돼 세상에 나서기도 어려운 처지에 이른다’는 점시이다. 양자의 관계를 보면 남자보다 여인쪽이 더욱 열렬하다. 그것은 상대방인 여인은 외괘의 간(艮)으로 간은 도진(倒震)이므로 아주 적극적으로 그에게 접근하고 있음을 멈추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여인이 남자에게 맹진해 오는 것을 멈추게 해서 물러나게 한다면 즉, 외괘를 전도시켜 ‘뇌지예’(雷之豫)괘가 돼 다행히 위험을 탈출해 기쁨을 얻게 된다.

그러나 “이대로 가면 ‘산지박’(山地剝)의 일양(一陽)은 끝내 곤(坤)의 지중(地中)에 빠져서 함께 동반자살의 위험이 있다”고 점단했다.

또 하나의 ‘실점예’로 ‘모씨의 자금 대출 성사 여부’를 점해 ‘택뢰수(澤雷隨) 불변괘’를 득괘하고 다음과 같이 점단했다.

수(隨)의 내괘 진(震)인 내쪽은 어떻게 해서든 자금을 대출 받으려고 상대방을 향해서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외괘인 상대는 태(兌)의 입구를 등지고서 이쪽의 요구를 외면하고자 하기 때문에 결국 대출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시다. 그러나 외괘의 태를 전도시켜 ‘풍뢰익’(風雷益)괘가 되도록 한다면 즉, 상대가 내쪽 요청을 들어 서로에게 이익이 되니 대출이 성립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익(益)은 대리(大離)의 닮은 꼴(似卦)이고 이화(離火)는 문서를 의미하니 대출에 필요한 차용증서와 대출금의 사용용도 등을 분명히 밝혀서 그의 양해를 구함과 동시에, 보증인에게도 부탁해서 연서로 보증서까지 첨부해 지불기일을 엄수한다는 각서까지 보내도록 한다면 상대방도 신청에 응하여 대출해 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혼자서 아무리 쫓아 다녀도 대출건은 성사되지 않는다’고 했다.

다음은 내외괘 모두를 전도해서 진퇴를 결정하는 전도생괘법이다.

이 점법은 내괘의 전도와 외괘의 전도를 동시에 행해 내쪽도 상대방도 함께 나아가고 혹은 함께 물러서는 경우에 생기는 변화를 동시에 그 괘상에 의해서 판단하는 점법이다.

예컨대 ‘풍뢰익’(風雷益)의 내외 양괘를 함께 전도시켜 ‘택산함’(澤山咸)을 만들거나, 또 ‘뇌풍항’(雷風恒)의 내외 양괘를 전도시켜 ‘산택손’(山澤損)괘로 만드는 것이다.

다음 아래의 ‘실점예’로 ‘상담거래의 가부’를 점해 ‘손지박(損之剝) 초·이효변’을 득하고 다음과 같이 점단했다. ‘이 상담거래는 대단한 손실을 발생시켜 결국은 점포 자체의 운명까지 기울어질 우려가 짙으니 필히 보류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내쪽에서 이 상담거래에서 손을 떼면 내전(內轉)해서 ‘산풍고’(山風蠱)로 상담거래는 깨지고 나아가 피아간 앞으로의 관계까지 심하게 악화될 위험이 있다. 동시에 상대방도 이 거래에서 손을 떼면 외전(外轉)해 ‘뇌풍항’(雷風恒)이 돼 이 상담거래가 일어나기 전과 같은 평상으로 되돌아 갈 수 있다. 그러므로 ‘내쪽에서 손을 뗀 뒤 상대방도 손을 뗄 수 있도록 무엇인가 근거를 만들어 상대도 동시에 이 상담거래에서 손을 떼도록 방법을 취해야 한다’고 점단했다.

지금까지 설명한 생괘법의 활용에 있어서 유념사항으로 역위, 반복, 전도생괘법은 그 중 한 종류를 단독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두 종류 혹은 세 종류를 아울러서 활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의 점단에 있어서 너무 여러 종류의 생괘법을 혼용해서 사용할 경우 너무 복잡해져서 오판(誤判)할 우려도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역점에 있어서 점적(占的)에 대해서 온갖 시각과 각도에서 궁리하고 역의 전 기능을 활용해서 점단하는 것이 절대 필요하지만, 그러할 경우 어느 점법을 주로 삼아서 궁리할 것인가는 점사(占師)의 역량과 수완에 달려있기 때문에 점사의 많은 수련과 오랜 경험이 필수적이고 선철선사(先哲先師)들의 ‘실점예’에 대한 심도 깊은 연토(硏討)가 절대적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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