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올해 들불상 수상자인 이소아 변호사, 임낙평 (사)들불열사기념사업회 이사장, 들불상 수상자 광주청년유니온의 김다정 위원장과 황정민 사무국장./주성학 기자

“들불상은 동료 활동가들이 주는 연대의 의미를 넘어 과거로부터 지금의 나를 확인받는 상입니다. 이 상은 지역에서 곁을 지켜온 수많은 인권활동가를 대신해 제가 받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들불상 수상자인 이소아(47·여) 변호사는 (사)들불열사기념사업회가 지난 24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역사의문 앞에서 진행한 ‘2025년 들불열사 합동추모식 및 제20회 들불상 시상식’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 변호사는 “들불열사들의 정신을 잇는 사람에게 주어진 이 상의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과거로부터 지금을 확인받는 상의 무게를 견디며 앞으로도 재미있고 멋지게 활동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지난 2015년 광주·전남 최초의 공익·인권 전업 변호사 단체인 ‘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을 설립해 10년간 여성, 장애인, 아동, 이주노동자, 난민,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들의 권리 보장을 위해 헌신해 왔다.

특히 염전 노동력 착취 실태 조사,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 중단 처분 소송, 장애인 이동권 소송 등을 통해 구조적 인권 침해 해결에 기여했다.

이 변호사는 “지난 10년간 부침이 많았고 문을 닫을까도 고민했지만, 각 분야의 지역 인권옹호활동가들 덕분에 위기를 넘고 버틸 수 있었다”며 “이 상은 다른 분야의 인권활동가들이 받아야 할 상을 제가 대신 받는다고 생각하고 모든 분께 감사를 전한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공동 수상자인 광주청년유니온은 2012년 창립된 광주 지역 청년노동단체로, 청년 세대의 성폭력·노동권 침해 등 민감한 현안을 풀어가는 데 앞장서 왔다.

김다정(31·여) 광주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사회가 주목하지 않은 청년들과 함께 걸어왔고, 그것이 곧 들불야학의 정신과 닮았다”며 “이 상은 우리를 동료로 받아준 지역사회의 뜨거운 연대이며, 세상의 틈을 내기 위해 함께 달린 우리의 시간에 대한 수상이자 전국 7개 지역지부 2천여명의 조합원이 함께 수상한 것이다”고 전했다.

시상식에 앞서 열린 들불열사 합동추모식은 ▲추모의례 ▲열사 약력 소개 ▲추모사 ▲들불학당가 제창 순으로 진행됐다. 현장을 찾은 시민 100여명이 시상식 이후 열사 묘역을 참배하고 헌화하는 것으로 행사는 마무리됐다.

한편 들불상은 1970년대 말 노동운동을 하며 5·18민주화운동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들불야학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박기순·윤상원·박용준·박관현·신영일·김영철·박효선 등 들불야학 출신 열사 7명의 정신을 이어받아 매년 민주·인권·평등·평화 발전에 헌신한 개인 또는 단체를 시상한다./주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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