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희 담양소방서장

“119에 신고했으니 이젠 괜찮겠지”라고 많이들 생각한다. 그러나 여러분이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까지 몇 분 동안, 누군가의 생명을 지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사고나 질병은 어느 날 갑자기, 예고 없이 찾아온다. 갑작스러운 심장마비, 음식물에 의한 기도폐쇄, 교통사고, 기계 사고 등은 우리 이웃의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이런 위급한 상황에서 가장 먼저 현장에 있는 사람, 즉 ‘여러분’의 손길이 생사를 가를 수도 있다.

현장응급처치란, 구급대원이 도착하기 전까지 가장 먼저 실시할 수 있는 응급조치를 말한다. 특히 심정지(CPR)의 경우, 환자가 쓰러진 후 4분 이내에 심폐소생술이 이루어지면 생존 가능성이 2-3배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구급차가 아무리 빨리 달려도 전남의 지리적 특성상 5분 이내 도착이 어려운 지역이 많이 있다. 그 몇 분의 공백을 채워줄 수 있는 존재는 바로 여러분이다.

최근에는 자동심장충격기(AED)와 같은 장비도 공공시설 곳곳에 비치돼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장비보다도 사람의 손, 그리고 용기 있는 행동이다.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데 특별한 자격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올바른 지식과 연습 그리고 나서겠다는 마음이면 충분하다.

군민들의 손이 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 평소 응급처치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가족과 함께 체험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담양소방서는 군민을 위한 심폐소생술 및 응급처치 교육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니 많은 참여를 부탁한다.

여러분이 배운 그 한 번의 심폐소생술, 하임리히법, 한 번의 지혈법이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희망이 될 수 있다. 골든타임은 소방이 아닌, 바로 ‘여러분’에게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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