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7(화)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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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시내버스 노조의 파업 9일째인 16일 오전 8시께 남구 봉선삼익아파트(남)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이들 10여명의 표정은 다소 초조해 보였다.
버스 파업에 따른 배차 지연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게 되면서 대부분은 “평소보다 일찍 나오는 중”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럼에도 불안감을 감출 수 없는 건 배차 시간이 일정하지 않은 버스에 평소보다 탑승객이 몰려 택시 등 다른 이동 수단을 찾아야 하는 경우가 빈번해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시민들의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광주시는 이날부터 17일까지 이틀간 전세버스 6대를 투입, 운행한다. 투입 노선은 파업으로 운행 횟수가 가장 많이 준 순환01과 봉선37로, 각각 2대와 4대를 배치한다.
봉선삼익아파트 정류장에서 봉선37 버스를 기다리던 이들은 대체로 전세버스가 운행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으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정류장 전광판 어디에도 도착 정보가 나오질 않자 “오는 게 맞냐”며 불안한 표정으로 도로를 연신 바라봤다.
오전 8시12분께 전면 유리창에 ‘비상수송차량 봉선37번’이라는 안내문이 붙은 관광버스가 정류장 앞에 멈춰선 뒤에도 시민들은 운전 기사에게 “37번 맞냐”고 연이어 확인했다.
이후 버스에 탑승한 시민들은 요금을 지불하지 않고 빈 자리를 찾아 앉았다.
전세버스가 다음 정류장에 도착하기 전 맨 앞자리의 ‘안내원’은 승객들에게 하차 준비를 안내했고, 멈춰선 후에는 또 다른 승객들의 승차를 도왔다.
다른 전세버스에서 안내원들은 운행 노선 숙지가 서투른 기사들에게 가야할 길을 안내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조치 덕에 전세버스는 큰 문제 없이 운영됐지만, 시내버스와 구조가 다른 데서 발생하는 혼잡스러운 상황은 운행 내내 연출됐다.
시내버스는 승·하차 문이 각각 다른 반면, 전세버스는 문이 하나 뿐이어서 목적지에서 내리려는 시민들과 버스를 타려는 승객들이 뒤엉켰다.
이를 막기 위해 안내원들은 멈춰선 정류소에서 탑승하려는 시민들을 향해 “내린 후 올라와 달라”고 안내했지만, 혼잡을 막긴 역부족이었다.
또 ‘하차벨’이 없다 보니 탑승객들은 스스로 “멈춰달라”고 외쳐야 했고, 버스 노선표와 현재 지나는 곳이 어딘지 알려주는 안내 방송이 없어 일부 승객들은 내릴 곳을 지나치기도 했다.
전세버스를 시내버스처럼 운행한 기사들 역시 운행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 버스 기사는 “노선을 익혀 길은 어렵지 않은데, 차량의 길이가 시내버스보다 길어 도로가 좁은 곳을 지나거나 회전하는 게 익숙치 않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시는 오는 18일부터 파업 장기화로 대체 인력의 피로도 문제 등이 커지면서 20개 노선에 60대의 전세버스를 순차적으로 투입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투입 노선과 분배 대수는 17일 오후께 공개될 예정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전세버스 운영 대수를 유연하게 조정해 수송 공백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장은정 기자
장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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