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발 박사’ 이범식씨가 지난해 서울-경산 400㎞ 도보 종주를 앞두고 경산 남매지에서 걷기 훈련을 하는 모습.

“왼발의 기적, 대한민국 모두의 마음으로 완주하겠습니다.”

양팔이 없고 오른쪽 다리는 의족에 의지한 ‘왼발 박사’ 이범식(60·경북 경산)씨가 광주에서 경주까지 약 400㎞에 이르는 도보 종주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박사는 22세였던 지난 1985년 고압 전기공사 도중 감전 사고로 두 팔과 오른발을 잃었으나, 시련에 굴하지 않고 학업에 매진해 대구대학교에서 컴퓨터학과와 직업재활학과를 복수 전공한 끝에 11년 만에 이학박사(직업재활) 학위를 취득하며 자신의 삶을 스스로 일궈냈다.

이 박사는 7일 오전 광주 무등산 정상에서 출발해 광주시청 앞 광장까지 25㎞를 걸은 뒤 이튿날 오전 광주시청에서 담양 봉산까지 21㎞ 구간을 걸으며 본격적인 여정에 돌입한다.

이번 도보 종주는 오는 10월30일부터 11월7일까지 경주에서 열리는 ‘2025 경주 APEC 정상회의’의 성공 개최를 기원하고 동서 지역 간 화합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이 박사는 오는 8월1일까지 26일간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걸어 담양·순창·남원·함양·대구 등지를 거쳐 최종 목적지인 경주에 닿을 예정이다.

이 박사는 이 기간 각 지역에서 시민들과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장애를 극복한 삶의 의미를 공유할 계획이다.

그는 “이 길은 함께 걷는 희망의 여정”이라며 “꺾이지 않는 의지로 APEC 성공을 응원하고 싶다”고 시민들의 관심과 동행을 당부했다.

이어 “60대의 나이에 양팔이 없는 몸과 의족에 의지한 상황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통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며 “이 도전이 전국의 장애인과 삶의 벽 앞에 선 모든 이들에게 용기와 응원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범식 박사는 지난해 서울에서 경북 경산까지 426㎞를 완주해 화제를 모았으며 이를 계기로 ‘올해의 장애인상’ 대통령상을 수상해 재활 분야의 상징적 인물로 떠올랐다.

/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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