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2(화)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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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미국 트럼프행정부와의 관세협상과 주한미군의 역할 변경 시도에 따른 안보문제 등 난제가 앞에 놓여 있지만 이 또한 정부와 국민이 합심해 대처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필자가 보기에 국가의 장래와 관련된 정말 심각한 문제는 ‘국내정치’에 있으며, 그것도 정부·여당이 아닌 야당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학개론’에 나오는 이야기지만 민주정치의 기본은 대의제도(代議制度)에 있으며, 이는 정당정치(政黨政治)에 기반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서의 정당정치란 ‘복수정당’(複數政黨) 간의 활발한 경쟁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그런데 12·3 불법계엄사태로 현직 대통령이 탄핵되고 6·3대선에서 정권이 교체되면서 집권여당에서 야당으로 전락한 ‘국민의힘’이 정체성의 상실과 내분으로 제1야당으로서의 역할을 전혀 수행하지 못하고 있으니 걱정이다.
우리 헌법 제8조가 “정당의 설립은 자유이며, 복수정당제는 보장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도 여야 정당간의 자유로운 경쟁을 통한 견제와 균형이 정치발전의 초석이라는 민주정치의 근본원리를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 300석의 의석 가운데 107석을 차지하고 있는 제1야당이 자신들 내부의 문제로 말미암아 정부·여당에 대한 건설적 비판과 견제 역할을 거의 포기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면 그것은 국가 전체의 입장에서 볼 때에는 매우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적지 않는 국민들, 그 가운데에서도 광주를 중심으로 한 호남지역 유권자들에게 그동안 국민의힘이 보여준 행태는 국정을 논하는 정당이라고 보다는 오히려 국민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는 ‘국민의짐’이라는 인식이 넓게 확산될 만큼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그동안의 국정농단은 차치하고라도 6·3대선을 통해 국민들의 심판을 받았다면 이제라도 그것을 반성하고 새 출발하려는 모습을 보여야 할 터인데도 지금도 기득권 유지에 급급한 ‘수구정당’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민의힘이 그동안 불법을 주도한 세력들과 절연하지 못하더니 급기야는 역사 강사 전 아무개가 당권에 도전한다는 등 오히려 그들에게 휘둘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는 모습은 거대 집권여당에 대한 건설적 비판을 기대하는 국민들에게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국민의힘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은 여론조사의 수치를 통해서도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최근 여러 여론조사를 보면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지지율이 70% 내외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데 반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절반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는 6·3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49.42%, 김문수 후보가 41.15%를 얻어 그 표차가 8% 정도 밖에 나지 않았던 것과 비교할 때 국민의힘이 어느 정도로 추락하고 있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는 양당제가 정착된 우리 정치현실에서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정당(政黨)이란 “정권 획득을 목표로 정치적 견해를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결사체”로 정의된다. 그리고 정권 획득을 위해서는 국민들의 높은 지지가 필수적이다.
만약 어느 정당이 정권 획득 목표를 포기하고 내부 기득권집단의 이익 수호에 급급한다면, 그것은 이미 ‘수권정당’은 물론이거니와 정당으로서의 역할마저도 포기하는 것이다.
필자처럼 은퇴한 정치학자에게 “민주당이 잘되면 무슨 상관이고, 국민의힘이 잘못되어도 무슨 상관이 있냐”고 반문할 수도 있고, 심지어는 주위에서 “국민의힘은 해산돼야 마땅하다”고 강변하는 사람도 없지 않다.
그러나 국가의 먼 장래, 그리고 우리 민주주의 앞날을 생각할 때 여·야간의 균형과 견제가 있을 때만이 집권세력이 독단으로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노파심(老婆心)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집권여당이 잘돼 국정이 안정되기를 바라면서도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서는 야당의 역할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국민들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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