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수업을 거부해 유급 대상이 된 의대생 8천여 명의 복귀를 허용하고, 내년과 내후년 졸업 예정자를 위한 의사 국가시험을 추가 실시하기로 했다.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 등의 제안을 수용한 것으로 특혜 논란이 불붙고 있다. 학칙을 바꾸면서까지 학년제 과정을 학기제로 변경하는 등 유급에 따른 어떤 불이익도 취하지 않았다. 마치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 이들은 당당하다.

전남대학교·조선대학교 의대생도 8월부터 학교로 돌아온다. 전남대의 경우 의학과(본과) 3·4학년 학생의 임상실습이 재개된다. 수업을 전혀 듣지 못한 24·25학번 의예과 1학년들은 일반학과 학사 일정대로 9월 개강한다. 1학기 미수강 과목은 2학기 중과 겨울방학, 내년 여름방학 기간을 활용한다. 조선대도 본과 3·4학년을 시작으로 구체적인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전남대 의대 재적 893명 중 군휴학 등을 제외한 수업 대상은 700여명이다. 조선대 재적 인원은 878명이며, 참여자는 690여명 정도로 예상된다.

대학들은 강의 공간 확보 등 원활하게 수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해도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그러나 교육부는 대변인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 1년 반, 모두에게 잃어버린 시간”이라며 “특혜 얘기보다는 학생들 상처를 보듬고 어떻게 교육을 잘할지에 대해서 결정해야 할 때”라고 정상화에 힘을 실었다. 지난해 2월 정부의 ‘의대 2천명 증원’ 발표에 반발해 강의실을 떠나 유급 대상이 됐다. 의료 인력 배출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며 당국 또한 감싸는 분위기지만 의대생을 우대하고 국민들을 우롱하는 행위로 비춰지고 있다. 게다가 최소한의 상식일 것인데, 정부도 의료계도 대학도 진정성 있는 사과 한마디 없다.

전공의와 마찬가지로 의대생들도 국민 생명을 협상의 수단으로 삼았다.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는다는 것은 잘못됐다. 대학 내 다른 학과는 물론이고 괴롭힘 속에서도 묵묵히 수업에 임해온 학생과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무엇보다 유사한 일이 반복될 위험을 키웠다. 특권을 만들고 원칙에 반해선 안 된다. 집단행동에 대한 나쁜 선례로 남는다. 정말 받아주고 진급시켜야 한다면 분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그리고 머리를 숙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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