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을 피해 한국행을 선택한 고려인들의 국내 체류 자격이 완화됐다.

30일 광주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정부는 난민비자(G-1)로 국내에 머물고 있는 무국적 고려인의 체류 자격을 ‘방문동거(F-1-1)’로 변경할 수 있도록 지난 23일부터 허용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발생한 전쟁으로 귀국한 고려인들이 체류 자격 문제로 겪었던 불안정한 삶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의 일환이다.

앞서 고려인마을은 폴란드·헝가리·몰도바 등 유럽 각국 난민센터에 머물던 900여명의 고려인에게 항공권을 지원, 국내 입국과 마을 공동체 내 정착을 도왔다. 그러나 이들 중 일부는 국적이 없어 ‘대한민국 여행증명서’로 입국, 난민비자로 체류하게 돼 취업과 생계가 모두 제한된 불안정한 상황에 놓였다.

이에 고려인마을은 법무부에 이 같은 문제를 건의했고 심의를 거쳐 최근 체류 자격 변경 조건 완화가 결정됐다. 본인이 희망할 경우 방문취업(H-2) 자격 소지자와 동일한 업종 내에서 ‘체류자격 외 활동허가’를 받아 합법적으로 취업할 수도 있게 돼 생계 안정화 등이 기대된다.

체류 자격 변경을 희망하는 고려인은 주소지 관할 출입국사무소를 통해 관련 절차를 밟을 수 있다. 필요한 서류는 통합신청서, 여행증명서, 외국인등록증·체류지 입증서류 등이다. 신청 수수료는 면제된다.

신조야 광주 고려인마을 대표는 “무국적 동포들이 ‘임시 체류자’가 아닌 ‘함께 살아가는 동포’로 자리매김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제도 개선을 환영했다./안재영 기자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