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주의보가 내려졌음에도 작업을 지시해 2명의 사상자를 유발한 현장 소장 등 안전 관리 책임자들에게 금고형이 선고됐다.

광주지법 형사2부(김종석 부장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1심에서 금고 1년6개월과 금고 8개월을 선고받은 현장소장 A(40대)씨와 안전관리책임자 B(40대)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쌍방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고 5일 밝혔다.

이들은 2021년 12월1일 영암군 대불국가산단 내 부두에서 안전조치 없이 작업을 지시했다가 작업자 2명이 죽거나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고 당시 부두에는 초속 12ｍ의 강한 바람이 불어 강풍주의보가 발령된 상황이었지만 이들은 작업 강행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작업자 1명이 “바람이 불어 작업을 할 수 없다”고 반대 의사를 전달했는데도 무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작업자들이 작업 중이던 크레인이 넘어져 지상으로 추락해 피해자 1명이 숨지고 1명은 중상을 입었다.

1심 재판부는 “주의 의무를 위반한 정도가 가볍지 않다”며 금고 1년6개월과 금고 8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쌍방의 불복으로 열린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선박 제조업의 재하도급 관행으로 인해 적절한 자격과 능력을 갖춘 안전관리 책임자가 상주하지 않는 작업 환경에서 현장 인력의 개별적인 판단에 의존해 의사 결정이 이뤄진 구조적 문제가 위험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고로 인해 피해자가 사망하는 등 결과가 무겁다”며 “원심이 정한 형이 지나치게 가볍다거나 무겁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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