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수준 목포해양경찰서장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자장가 「섬집아기」는 고요한 바닷가 마을의 정경을 노래하지만, 그 고요 속에 어머니의 수고와 섬이라는 공간이 가진 고립감이 숨어 있다. 정감 있는 자장가 선율처럼 섬은 아름답고 풍요롭지만 때로는 고독하고 위태롭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섬 사람들의 삶 또한 녹록지 않다.

낙후된 의료시설, 소방서 등 국가 인프라 시설의 부재, 기상악화 시 육지와의 단절 등 그들은 어려운 여건을 감내하며 삶의 터전을 일구어 왔다. 국가 주도의 연륙교(連陸橋) 사업으로 서·남해권의 많은 섬 들이 육지와 속속 연결되고 있지만 대다수 뱃길을 통하고서야 육지와 연결된다.

섬은 주민들 생활의 터전임과 동시에 국가의 경계이자 최전선으로서도 함께 존재한다. 대륙으로의 육로가 막힌 한반도의 특성상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거대한 섬이다. 독도, 격렬비열도와 백령도, 마라도와 가거도 등 섬은 우리 해양영토의 기준이 되는 중요한 거점이 된다.

해양경찰은 단절된 섬과 육지를 잇는 가교(假橋)역할을 하며 국민을 보호하고 더 나아가 국토의 끝단을 수호하기 위한 임무들을 수행하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목포해양경찰서 관내에는 1천167개의 유·무인도서가 분포해 있고 그 안에서 끊임없는 사건·사고가 발생하기에 해양경찰은 24시간 깨어 있어야 한다.

도서지역은 기상악화로 여객선이 통제된 상황에서 고립되는 일이 잦다. 목포해경은 높은 파도를 뚫고 연 평균 350여 명의 응급환자를 육지로 이송해 누구나 동등한 의료서비스를 제공 받을 권리를 지키고 있다.

매해 8월8일은 ‘섬의 날’이다. 이는 국민의 소중한 삶의 터전이자 미래의 잠재 성장 동력인 섬의 가치와 중요성을 국민 모두가 공감하고 재조명하기 위해 2018년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

이와 같이 섬의 중요성은 날로 대두되고 있는 반면 인구는 감소하고 고령화는 가속화 되고 있다. 우리의 섬을 지키기 위해 국가 차원의 백년대계(百年大計)가 필요한 때다. 더불어 이러한 염원이 보태진다면 점점 공도화(空島化) 되어 가고 있는 섬에 새로운 활력을 주고 그곳이 고독하고 위태로운 공간이 아닌 아름답고 풍요로운 공간으로 남게 될 것이라 믿는다. 이를 위해 필자를 비롯한 해양경찰은 섬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 이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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