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한 숙박업소에 머물며 낳은 아이를 출생 신고도 하지 않은 채 키우다 결국 죽게 한 20대 남녀가 경찰에 붙잡혔다.

11일 전남경찰청 등에 따르면 아동학대범죄의처벌에관한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과 사체유기 등 혐의로 A(20대)씨와 B(20대·여)씨를 조사하고 있다.

혼인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연인 관계를 이어가던 이들은 목포 한 숙박업소에서 키우던 생후 2개월 무렵 남아를 죽게하고 시신을 보름여간 방치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지난 9일 늦은 오후 경찰 당국엔 B씨의 지인으로부터 그가 A씨에 의해 감금 상태며 아이도 죽었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 확인에 나선 경찰은 그곳에서 A씨와 B씨의 자녀가 숨져 있는 걸 발견했다. 이에 경찰은 A씨와 B씨를 순차적으로 긴급체포했다.

체포 당시 B씨는 해당 숙박업소에 있었으나 A씨는 별도로 살던 주거지 인근에서 검거됐다.

조사 결과 B씨는 10여개월 전부터 해당 숙박업소에서 생활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이곳을 종종 찾았으나, 함께 생활하진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다 이들 사이에서 아이가 태어나자 B씨가 주로 양육을 맡아왔다. A씨는 분유 등을 사오며 가끔 상태를 살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이는 충분한 영양을 공급받지 못한 탓에 약 2주 전에 사망했다.

이와 관련, A씨 등은 아이의 사망에 대해 “분유를 제대로 주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숨진 아이는 A씨와 B씨가 정식 부부가 아니었던 탓에 누구의 호적에도 올라가지 못한 ‘출생 미등록’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와 B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아이의 사망 원인과 시점 등을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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