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자치도 설립에 주력해온 전남도가 광주·전남 특별지자체로 방향을 틀었다. 비교우위 재생에너지 인·허가권 이양, 해양자원 맞춤형 특례 등 분권 강화를 골자로 특별법도 마련한다. 이달 말 김영록 지사와 강기정 시장이 나주시청 대회의실에서 진행하는 특별지방자치단체 추진 선포식이 그 시작인 셈이다.

전남도는 시대적 과제인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을 주도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으로 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해 도민들과 소통하며 공감대 확산에 노력했다. 전남은 인구감소·고령화·청년 유출 등 소멸 위기의 최전선으로 타 시·도보다 강도높은 제도적 대응이 필요했다. 수도권 일극 체제에서 자생력을 갖추기 위한 특화된 권한과 자치권 확대가 요구되고 있다.

지난해 6월 전남지역 국회의원 전원 참여로 ‘지방소멸 위기 극복을 위한 전라남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이 발의, 9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되고 법안소위에 회부됐다. 하지만 탄핵 정국과 조기 대선으로 논의가 진전되지 못하다가 새 정부 출범에 따라 실행 동력을 얻었다. 특히 지역 균형성장 정책으로 자치권 및 경쟁력을 강화해 지역 발전을 이끄는 ‘5극 3특’ 전략이 핵심 국정과제로 제시됨으로써 광주·전남 행정통합 가능성까지 힘이 실렸다.

민선 지방자치가 30주년을 맞았으나 실제로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중앙정부가 여전히 지나치게 많은 권한을 행사하고,수도권 중심의 획일적이고 일방적 정책 결정 구조로 지역 고유의 특성과 수요를 반영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광주·전남이 선도적으로 특별지방자치단체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해야 한다. 시도민과 정치권 등이 한목소리를 내 속도를 붙여야 할 것이다. 광역 교통망 등 SOC 확충, 지역 특화산업 육성 등을 공동으로 발굴해 추진한다는 계획에 차질이 있어선 안 된다.

김 지사가 언급한 대로 장기적으론 대구·경북, 충청권 등에서 가시화된 행정통합의 전 단계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2022년 7월 상생발전위원회에서 특별지자체 설치에 합의했으나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었다. 특별지방자치단체 출범을 가급적 서둘러야 한다. 지방소멸 최대 위기 지역인 전남은 사활이 걸렸다. 향후 국회와 정부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설득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역의 미래를 위한 신성장 동력을 구축하고 실질 지방분권을 개척하는 출발선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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