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그린데이 오승규 대표가 축사를 돌보고 있다.

대기업이라는 안정된 직장을 과감히 내려놓고 고향인 전남 영암으로 돌아와 한우 축산업에 뛰어든 청년이 있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농업회사법인 ㈜그린데이 오승규(31) 대표.

20일 ㈜그린데이에 따르면 오 대표는 2년 전 조부 때부터 이어온 축산업을 가업으로 잇기 위해,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을 뒤로하고 낯선 농업 현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한 분야를 책임 있게 운영해보겠다”라는 오랜 다짐을 실천으로 옮겼다고 귀띔했다.

3대째 이어온 한우 사육을 경영 일선에서 맡은 오 대표는 전통적인 운영 방식을 넘어 자신이 보유한 IT 기술을 접목하며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했다.

하지만 200여 마리의 한우를 돌보는 일은 막연한 기대와는 달리 쉽지 않았다. 부친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지만 축사 관리와 운영 등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그는 끝내 포기하지 않고 연구와 실험을 이어갔다. 그 결과 암소 개체별 이력, 산차, 교배 기록, 분만 주기, 도축 일정과 시세 흐름 등을 체계적으로 기록·분석해 데이터베이스(DB)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기반으로 자가 번식 전략을 세우고 출하 시점을 정하는 등 운영의 시스템화를 이뤄내며 축사의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그는 올해 초 농촌 현장을 전통과 혁신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드론 조립’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했다.

처음에는 중고 드론을 개조해 사용했지만 한계가 분명해 결국 기체를 직접 분해하고 조립하며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자신만의 기술적 해법을 찾았다.

처음엔 중고 드론을 구매해 과중한 노동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농업 현장의 다양한 조건을 충족시키기엔 한계가 있었다.

결국 그는 그 기체를 직접 분해·조립하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자신만의 기술적 솔루션을 완성해 나갔다.

현재 ㈜그린데이는 단순히 드론을 조립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농업 현장에 맞춘 기체 조정과 테스트, 세팅까지 수행하는 기술 중심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대표 기종으로는 E420P, NV20, G1700 등이 있으며 모든 기체는 비행 안정성, 살포 효율, 조작 편의성 등을 기준으로 맞춤형 조립과 튜닝을 제공하고 있다.

출고 전에는 실제 비행 테스트를 거쳐 현장에 최적화된 상태로 공급하고 사용자별 작업 스타일에 따른 조정까지 지원해 농가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오 대표의 향후 계획은 청년의 눈으로 농촌을 바라보고 당장 눈앞의 이익보다는 기술을 통해 농촌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보탤 생각이다.

오승규 대표는 “농업 현장은 결코 멈춰 있는 공간이 아니라 지속적인 배움 없이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귀농을 결정했을 때의 초심을 잊지 않고 앞으로도 현장에서 효율을 극대화하고 혁신적인 생각을 하는 농업인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안태호 기자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