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괘 초구의 효사는 ‘반환 이거정 이건후’(磐桓 利居貞 利建侯)라 했다. 즉 ‘너럭바위(磐)에서 머뭇거리니(桓) 바르게 거함이 이롭고 제후(대리인)를 세움이 이롭다’는 뜻이다.

초효는 양위에 양효로 기세와 재주가 뛰어나나 삼음효의 아래에 있고 상응하는 육사는 음효로 구오와 친비해 초구를 도울 수 없으니 함부로 나아가면 안된다.

상전에서는 ‘비록 너럭바위에서 머뭇거리고 있어도 나아가지 못하니 뜻을 바르게 하고, 비록 귀하다 하더라도 아랫사람에게 몸을 낮추며 내려가니 크게 민심을 얻는다’고 해 ‘수반환 지행정야 이귀하천 대득민야’(雖磐桓 志行正也 以貴下賤 大得民也)라고 했다.

이때는 단단한 돌에 묶여 있어 그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다람쥐 쳇바퀴 신세다. 그래서 직접 나서지 말고 대리인으로 제후를 세우는 것이 이로운 상황이다.

초구는 둔괘의 성괘주로서 양위에 양효가 있어 둔난을 해결할 만한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으나 움직이면 험난에 빠질 위험(上卦 坎水)이 있으니 큰 바위처럼 굳건하게 움직이지 말고 자신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의미이다.

상전에 이르길, 초구의 귀한 양효가 육이와 육삼, 육사의 비천한 음(陰爻)의 아래에 있기 때문에 그 뜻을 바르게 하고 천한 자들에게 낮춤으로써 민중을 얻을 수 있으니(雖磐桓 志行正也 以貴下賤 大得民也) 지금은 참고 견뎌야 한다는 뜻이다.

초구는 양강(陽剛)의 효로서 진동(震動)의 주효이니 기세는 넘치나 삼음(三陰)의 아래에 있어 주위의 장애가 많고 생각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번민하는 시기이다. 일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시기가 무르익지 않아 겸양(謙讓)의 덕을 기르면서 때를 기다려야 한다.단, 아랫사람들을 잘 이용한다면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

결국 단단한 돌에 묶여 있어 그 자리를 벗어나지 못한다. 다람쥐 쳇바퀴 신세다. 제후를 세우는 것이 좋다. 직접 하는 것은 어렵다.

점사(占事)에서 서죽을 들어 둔괘 초구<<각주=하락이수(河洛理數), 세운(歲運)에서 초구를 만나면 벼슬한 자는 직을 잘 수행하여 높고 귀하게 뽑힘이 있다(則職修而有顯達之選/즉직수이유현달지선). 선비는 귀한 이를 좇아서 밝은 의를 세운다(則從貴而有建明之義/즉종귀이유건명지의). 서속은 명수를 편히 여기고 분수를 지키면 조동하는 걱정이 없다(則安常守分 而无躁動之虞/즉안상수분 이무조동지우). 대개 일마다 당연히 잘 살펴 택하라, 조급하고 망령되이 하면 어려워 진다(大抵事事宜當審擇 躁妄則屯/대저사사의당심택 조망즉둔). 여명은 현량한 부인이 되어 가정을 일으킨다(女命 則賢良婦而興家/즉현랑부이흥가)>>를 얻을 때는 변하여 수지비(水地比)괘가 되니 비(比)는 ‘친하게 지내다’라는 의미로서 많은 사람에게 추천 천거돼 지배인, 시의원 등의 지위에 오르게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나 아직은 나갈 시기가 아니다. 잠시 물러서서 때를 기다리는 것이 좋다.

초구를 만난 인재는 전도유망(前途有望)한 인물로서 지금은 불우하니 오히려 남의 친숙함을 얻도록 하고 장래 자신의 오른팔, 왼팔(利建侯)이 돼줄 사람을 찾아 얻으면 좋다.

상(象)을 살펴보아도 이․삼․사의 음효 아래에서 천한 사람들에게 자신을 낮추고 있는 모습이니 아래의 천한 사람들에게 머리를 낮추고 참고 기다리면서 발전의 기틀을 닦는 것이 좋다. 따라서 바람, 사업, 혼담, 여행 등은 진행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잉태도 어렵다. 병은 깊어질 우려가 있다. 기다리는 사람이나 가출인은 오지 않고 실물(失物)은 주효(主爻)가 변해 찾기 어렵다. 날씨는 변화가 심하고 흐리며 비올 듯하다.

‘운기 운세 길흉 여하’를 입서해 둔과 초구를 만나면, 상괘는 물, 하괘는 우레로 우뢰가 얼어 있는 물속에서 움직이고 있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시기로 아직 얼음이 녹지 않고 있으니 운기가 막혀 풀리기 어려운 때이다. 좀 더 기다려 이효(二爻)를 만나면 여자도 만나고 운도 다소 풀린다.

춘추전국시대 위(衛)나라 양공(襄公)의 애첩 주압(周姶)이 큰 아들 맹집(孟縶)을 낳자, 위나라의 대부인 공성자(孔成子)와 사관(史官)의 꿈에 위나라 선조(先祖)인 강숙(康叔)이 나타나 ‘원’(元)을 군주로 세우라고 했다. 그로부터 얼마 후 주압은 양공이 죽고 난 후 유복자(遺腹子)로서 차남인 원(元)을 낳았다. 큰 아들인 맹집이 당연히 군주가 돼야 하지만 다리를 절어 제대로 걸어 다니지 못했고, 꿈에서 계시한 ‘원’이 장남을 뜻하는지 또는 차남을 말하는지 알 수가 없어 공성자가 입서(立筮)했다.

먼저 ‘차남인 원이 군주가 돼야 하는지’를 물어 ‘무동(无動)의 둔괘(屯卦)’를 얻었고, 이어 ‘장남인 맹집을 군주로 세워야 하는지’를 물어 ‘둔지비(屯之比)’를 얻었다. 차남이 얻은 괘는 동효가 없으니 둔괘의 괘사로 판단하면 ‘원형이정 물용유유왕 이건후’(元亨利貞 勿用有攸往 利建侯) 즉, ‘크게 형통하고 곧고 바르면 이롭다. 나아가지 말고 제후를 세우는 것이 이롭다’는 뜻이다. 장남은 둔괘 초효를 얻었으니 초구의 효사에 ‘반환 이거정 이건후’(磐桓, 利居貞 利建侯) 즉 ‘너럭바위에서 망설이니 바르게 거하는 것이 이롭고 제후를 세움이 이롭다’는 것이다.

생각컨대, 차남이 군주라면 나라를 다스리기 위해서는 제후를 세워서 다스리는 것이 이롭다는 것이요, 장남은 큰 바위에서 머뭇거리고 바르게 거하는 것이 이로우니 제후를 세우는 것이 이롭다는 것이다. 차남은 ‘원형’을 얻었고 두 사람 모두 ‘이건후’라고 했다. 원(元)은 크다는 것으로 여기서는 장남이라는 뜻은 아니다. 따라서 차남인 원(元)을 군주로 세우라는 의미다. 차자(次子)가 군주인 영공(靈公)이 됐다.

둔괘 육이의 효사는 ‘둔여전여 승마반여, 비구 혼구, 여자정 불자, 십년내자’(屯如 邅如 乘馬班如, 匪寇 婚媾, 女子貞 不字, 十年乃字)로다. 즉 ‘어렵고 고민하는 시기이다. 머뭇거리고 말을 탓다가 내려온다. 원수가 아니라 혼인할 배우자이다. 여자가 정도를 지켜야 한다. 임신하지 못하고 십년이 지나야 해결된다.’는 뜻이다.

이효는 음위에 음효의 유순중정한 여인으로서 초구와 친비하고 또한 구오와 정응하고 있다.

육이는 친비한 초구를 택해야 할 것인가. 상응하는 구오를 만나기 위해 10년의 세월을 기다려야 할 것인가. 선택의 기로에서 몹시 고민하고 망설이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상전에서 ‘육이가 어려운 것은 강한 양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십년이 지나야 해결된다는 것은 도(道)가 그렇게 흘러가기 때문이다’고 해 ‘육이지난 승강야 십년내자 반상야’(六二之難 乘剛也 十年乃字 反常也)라고 말한다.

이때는 기존의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찾아 가려는 기로의 선택에서 고민과 갈등을 하고 있는 상황으로 결혼하는 시기이다.

효사에서 ‘여’(如)는 조사로 불필요하고 전(邅)과 반(班)은 ‘머뭇거리고 서성거리다’는 뜻이다. ‘어려운 가운데 나아가려고 하나 머뭇거리게 됨과 같고, 말을 탔으나 서성거려 나가지 못함과 같다. 도적이 아니라 혼인하러 가는 것이니 여자가 바르더라도 임신(사랑)을 하지 못하고 십년이 있어야 임신(字 시집갈, 아이 밸 자)을 한다’는 것이다.

육이의 상황은 달리려는 말이 달리지 못하도록 고삐를 잡고 있는 형국이다. 진퇴의 망설임에 직면해 나아가지 못한다. 육이의 응효는 구오인데 초구와 친비(親比)하면서 초구를 타고 있으니 초구에 마음이 쏠린다.

만일 육이가 초구에 마음이 쏠리면 정응(正應)의 구오와 혼인할 수 없다. 강건중정(剛健中正)한 오효를 만나려면 이․삼․사효가 곤토(坤土)이니 십년을 기다려야 한다.

육이는 초구와 오효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서있고, 지조(志操)를 지켜 둔난(屯難)이 해결된 후 구오에게 시집가는 것이 바른 선택이다.

만일 육이가 초구를 만나 혼인하면 육삼효에서 이혼한다. 초구는 육사와 정응하기 때문에 육이를 버리고 만다. 따라서 육이는 유순중정(柔順中正)의 효로서 십년의 세월을 기다려 오효를 만나 혼인을 해야 하는 것이 바른 길이다. 그래서 육이의 때에는 기존의 사귀던 사람을 버리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둘 수 있다.

점사에서 둔괘 육이<<각주=하락이수(河洛理數), 세운(歲運)에서 육이를 만나면 벼슬한 자(在仕)는 반을 취하고 직을 고치며 반드시 오마의 영화에 이르고 혹은 병구를 막는 권병이 날로 성한다(則取班改職 必致五馬之榮 或禦兵寇而權柄日盛/즉 즉취반개직 필치오마지영 혹어병구이권병일성/柄 자루 병). 선비는 진취함에 미끄러진다(則進取蹉跎/즉진취차타/蹉 넘어질 차, 跎 헛디딜 타). 서속은 혼가의 교체의 아름다움이 있으며 남녀를 생한다(則有婚嫁交締之美 男女之生/즉유혼가교체지미 남녀지생). 수흉자는 주로 말로써 송사하고 구속, 연행되며 앞길이 막히고 진퇴를 결단치 못해 전진하지 못하여 이루지 못한다(數凶者 主辭訟句連 程途阻滯 進退不決 而屯邅不遂矣/수흉자 주사송구련 정도조체 진퇴불결 이둔전불수의)>>를 얻으면, 변괘는 수택절(水澤節)이니 절(節)은 ‘절도(節度), 절제(節制), 대나무 절’이라는 의미로서 대나무가 마디마디 자라 커나가다가 마디에서 일단 성장을 멈추고 힘을 축장(蓄藏)해 다시 자라나듯이, 진퇴의 망설임에 직면하는 고민의 시기이다. 그래서 효사에서도 ‘둔여전여 승마반여’라 했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바람, 사업, 취업, 혼담 등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여 잘 진행되지 않는다. 10년의 세월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잉태는 불가하고 출산은 난산(難産)이다. 기다리는 사람, 가출인, 분실물 등은 돌아오지 않고 찾기 힘들다. 병은 소화기관, 위장병, 전염병, 혈담이 섞인 호흡기병 등으로 절제를 필요로 하고 쾌유는 쉽지 않다. 날씨는 변동이 심한 가운데 흐리고 비가 온다.

‘혼인 여하’를 입서해 둔괘 이효를 만나면 ‘비구 혼구’(匪寇 婚媾)라 했으니 시집을 간다. 이때는 멀리 있는 사람을 버리고 가까이 있는 사람을 찾아 가는 기로의 선택에 갈등한다.<<각주=육이의 진정한 결혼 상대는 구오로서 인물 인품 좋은 군자인데 너무 멀리 있고 이 사람을 만나기에는 십년이라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친비(親比)하고 있는 초구는 가까이 있어 벌써 정이 들었기 때문에 초구와 결혼하고 만다. 삼효에서 이혼할 수 있으니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때이고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이 일어나는 시기이다>> 혼전임신(婚前姙娠)으로 시집을 가고 직장을 그만 둘 수 있다. 그러나 내년 즉 삼효에서 이혼할 수 있다. 초구의 응효는 육사이니 초구가 이효를 버리고, 이효는 십년 후에 응효인 구오를 만나야 하기 때문이다.

둔괘 육삼의 효사는 ‘즉녹무우 유입우임중, 군자기 불여사, 왕린’(卽鹿无虞 惟入于林中 君子幾 不如舍 往吝)이다. 즉 ‘사슴사냥을 나갔으나 길 안내인이 없다. 오직 숲속으로 들어갔으나 군자는 기미를 알고 포기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나아가면 부끄러움을 당한다’는 뜻이다.

삼효는 양위에 음효로 위태 불안한 자리에서 부정부중(不正不中)하고 음유부재(陰柔不才)인 자이다.

육삼은 응비의 효를 만나지 못해 도움을 얻기 어렵고 둔난의 때이니 나아가면 안되고 오직 자중(自重)해야 한다.

상전에서는 ‘사슴을 잡으려 하지만 나를 이끌고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 숲 속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짐승을 얻으려는 욕심이 있기 때문인데, 군자가 이를 포기하지 못하면 부끄럽고 곤궁함을 당한다’고 해 ‘즉녹무우 이종금야 군자사지 왕린궁야’(卽鹿无虞 以從禽也 君子舍之 往吝窮也)라고 말한다.

이때는 하고자 하는 일은 안내자,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서 실패한다.

‘녹’(鹿)은 사슴으로 사냥감이고 ‘우’(虞)는 숲속을 지키는 사람으로 진괘의 장남, 산의 안내인이다. 육삼은 둔난의 때에 있어서 양위(陽位)에 위치한 음유부재(陰柔不才)한 음효로서 중정(中正)의 자리가 아닐 뿐만 아니라 내외괘의 어려운 위치에 있으니 두려워하고 근신(謹愼)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안내자가 없으면 이뤄지지 않는다.

이 괘 중에서 숲은 삼․사․오효의 간(艮)의 산, 내괘 진목(震木)의 나무, 외괘의 감수(坎水)의 물에서 상을 취해 효사가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 ‘왕린’(往吝)은 사냥터에 안내인이 없으니 멈추지 않고 나아가면 후회한다는 의미이다.

특히 육삼은 양위에 음효가 있어 힘이 없으며, 응비효(應比爻)가 없어 음유(陰柔)인 육삼을 이끌어 주는 효가 없으니 무우(无虞), 즉 안내인이 없다는 것이다. 즉녹(卽鹿)에서 ‘녹’은 ‘벼슬’을 의미하기도 하나 역시 자기를 이끌어줄 안내인이 없어 벼슬하기도 어렵다.

점사에서 서죽을 들어 둔괘 육삼<<각주=하락이수(河洛理數), 세운(歲運)에서 육삼을 만나면 벼슬한 자는 오탁한 것을 탐하다가 물리침을 부른다(則招貪汚之斥/즉초탐오지척). 선비는 정강의 욕을 부른다(則招停降之辱/즉초정강지욕). 서속은 금옥의 재앙을 만나 분수를 지킴만 못하니 명수를 편안히 함이 아름답다(則遭禁獄之殃 不如守分 安常爲佳/즉조금옥지앙 불여수분 안상위가)>>을 얻으면, 현재 하고 있는 일은 틀린 것이므로 빨리 그만 두어야 한다. 무엇인가 남에게 속거나 자신의 착각에 의해 좋은 일이라고 믿고 열중하고 있거나, 잃은 것을 되찾으려다가 오히려 더 큰 손해를 부르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또는 가상한 뜻만 보고 성사될 수 없는 일에 동참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고 안내자가 없어 일이 어렵고 이루어지지 않으며 이혼하는 일이 발생한다. 포기할 것을 과감하게 포기하는 용기가 진정 필요한 때이다.

따라서 계획, 사업, 바람, 혼담, 취업 등은 잘 진행되지 않고 성공하지 못한다.

변괘는 수화기제(水火旣濟)가 되므로 아직 유망하다고 생각하여 그 일에 미련을 가지고 있지만, 그 일은 이미 일단락돼 가치가 없는 일이다.

이전, 여행 등도 급히 서둘러 실패할 우려가 있고 가출인, 분실물 등은 찾지 못하고 돌아오지 않는다. 병은 열통, 하혈, 토혈 등으로 무겁고 의사의 오진(誤診)이 많다. 날씨는 처음에는 흐리고 나중에 개이지만 비가 오고 해가 나오는 등 오락가락하고 무지개가 뜬다.

‘모 고관의 국사(國事) 성부(成否) 여하’를 입서해 둔괘 육삼을 얻고 다음과 같이 점고 했다. 둔괘는 사물이 비로소 생기는 때로 액(厄)을 만나지는 않으나 아직 싹이 뻗어 나오지 않는 상태다. 음양의 기운이 처음 교차해 진전(進展)이 여의치 못하거나 세상에 곤란이 있어 통하지 않는 것을 둔이라 한다. 내괘 진뢰는 움직여 분발해 나아가려 하나 외괘 감수는 물의 성질로 밑으로 빠질 위험이 있어 움직이면 위험에 빠지는 상이다. 따라서 이루고자 분발하려 하나 눈 앞에 위험이 있으므로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다. 효사의 ‘즉녹무우’(卽鹿无虞)란 숲 속으로 사슴을 잡으러 갔으나 안내인이 없으니 길에서 머뭇거리기만 하고 수확이 없음을 말하는데, 이는 요직(要職)에 있어도 보좌해 줄 사람이 없다는 뜻이다. 나아가 상위(上位) 자리에 있으려 해도 그 자리에 안전하게 있을 수 없으므로 단념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유입우임중 군자기 불여사’(惟入于林中 君子畿 不如舍)란 의미이니 이를 강하게 이루려고 하면 밖으로는 남에게 수치를 당하고 안으로는 자기 스스로 부끄러워진다고 해서 ‘왕린’(往吝)이라 했다.

‘미래의 운기’를 묻는 ‘실점예’에서 이효에 ‘십년내자’(十年乃字)라 했으니 이제 삼효를 얻어 앞으로 구년 후에 운기가 변해 뜻을 이룰 수 있다고 점단했다.

‘승진가능 여하’의 ‘실점예’에서 육삼을 얻고 점고하기를 “도와줄 안내인이 없어 하고자 하는 바를 이룰 수 없다. 만일 안내인, 즉 이끌어 줄 사람이 있다면 변괘가 수화기제 삼효에 ‘고종이 귀방을 삼년에 걸쳐 정벌했다’해 ‘고종벌귀방 삼년극지’(高宗伐鬼方 三年克之)라 했으니 승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과인 즉, 실제로 생각지 못한 귀인을 만나 승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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