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 KIA 감독이 지난 2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키움과의 홈 경기에서 9회말 비디오판독에 항의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성적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연패와 대량 실점 속에 팀 분위기마저 무겁게 가라앉았다.

23일 기준, KIA는 54승 57패 4무로 8위에 머물러 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4위를 지키며 반등을 노렸지만, 순위는 빠르게 하락했다.

직격탄은 최근 홈 4연패였다. 키움과 LG를 상대로 2연속 루징시리즈를 기록하며 안방에서 완전히 무너졌다. 결과보다 과정이 더 뼈아팠다.

5경기에서 무려 46점을 내주며 마운드가 붕괴됐다. 경기당 9점이 넘는 실점은 졸전 그 자체였다.

선발진은 대부분 이닝 소화가 부족했고, 불펜은 흐름을 끊지 못했다.

수비에서도 잦은 실책이 이어지며 패배를 자초했다.

이 기간 선발 평균자책점(ERA)은 10점대를 기록하며 리그 최하위에 처졌다. 디펜딩 챔피언의 마운드라 보기 어려운 성적표다.

방망이도 힘을 보태지 못했다. 공격의 패턴은 단조로웠고, 득점권에서 집중력이 떨어졌다.

중심 타선조차 제 몫을 하지 못하며 추격의 불씨가 번번이 꺼졌다. 강팀다운 이미지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결국 승률도 5할 아래로 내려앉았다.

팬들 사이에서는 우려와 불만이 한층 짙어졌다. 구단 공식 SNS에는 경기력에 대한 비판 댓글이 쏟아졌다. “이 상태로는 가을야구도 어렵다”는 자조 섞인 반응까지 나왔다. 경기 내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팬심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설상가상으로 경기 외적인 논란까지 겹쳤다. 한 선수가 지난 21일 경기 후 개인 SNS에서 팬과 언쟁을 벌였고, 부적절한 표현이 드러나 구설에 올랐다.

구단은 23일 해당 선수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고, 선수도 사과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불필요한 논란이 팀 분위기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었다.

연패에다 외적 논란까지 겹치면서 팀 분위기는 이중 악재에 휩싸였다.

무엇보다 지금 필요한 건 전력 회복이다. 최근 5경기에서 드러난 대량 실점은 선수단 전체의 집중력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마운드 재정비와 수비 안정 없이는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

타선 또한 득점 패턴을 다양화하고 연결 고리를 살려야 분위기 반전이 가능하다.

경기력 회복과 내부 분위기 수습이 최우선이다. 성적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어떤 변명도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

KIA는 지난해 통산 12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왕조 재건을 꿈꿨다. 그러나 올 시즌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최대 위기 국면에 서 있다.

/주홍철 기자 jhc@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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