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과 시를 넘나들며 창작활동을 이어온 안창섭 시인의 시집 ‘도道시詩락樂이 돌아오는 시간’(작가마을)이 ‘작가마을 시인선’ 72번째 책으로 나왔다.

안 시인은 경남 진해를 기반으로 시, 시조, 소설 등 다양한 장르에서 작품을 발표해온 문인이자, 해군 출신으로 평생 진해에 뿌리내린 삶을 살아온 인물이다. 또 100회가 넘는 마라톤 완주 기록을 가진 생활마라토너로도 알려져 있다.

이번 시집은 시조집을 포함해 세 번째 시집으로, 시인의 재기발랄한 성격을 그대로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긍정적이고 활달한 그의 기질처럼 작품은 특정한 주제에 갇히지 않고 자유분방하게 흘러간다. 풋사과 같은 순수함 속에 주변의 이야기를 녹여내다가도, 불현듯 드러나는 내면의 고백과 세속을 찌르는 번뜩임이 더해져 언어의 긴장을 살린다.

단순한 언어유희로 비칠 수도 있겠지만 작품을 따라가다 보면 그 언어가 사랑, 저항, 자의식이라는 주제와 맞닿아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화자를 달리하며 드러나는 저항의 목소리, 세상을 향해 던지는 간결한 언어가 읽는 맛을 더한다.

김정수 시인은 “안창섭 시인의 시집 ‘도시락이 돌아오는 시간’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존재의 의미를 찾으려는 끊임없는 시도”라며 “개인사적 서정을 넘어 불합리한 현실과 인간의 허위를 비판하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언어와 형식이 돋보인다”고 평했다.

한편 안창섭 시인은 2015년 ‘월간문학’ 시조 등단을 시작으로 2019년 계간 ‘창작21’에 시, 2021년 계간 ‘소설미학’에 소설을 발표하며 문학 전반에서 활동을 이어왔다. 성호문학 본상(2021)과 아르코 발표지원(2022)을 받았으며, 저서로는 시집 ‘내일처럼 비가 내리면’, 시조집 ‘유모차를 타고 가는 아이나비’가 있다.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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