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승희作 ‘행복’

윤기원作 ‘뽀글머리’

김태형作 ‘각자의 집01’

“작년에는 ‘동네에도 미술관이 있다’는 경험을 만들었다면, 올해는 주민과 함께 일상을 공유하는 자리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누구에게나 친근한 이번 전시가 삶과 예술이 교차하는 따뜻한 교감의 장이 되길 바랍니다.”

나주정미소를 복합문화공간으로 재생해 운영 중인 ‘나주 작은미술관’이 개관 2주년을 맞아 기획초대전 ‘수줍은 고백, 평범한 날들의 특별한 이야기’를 연다.

전시는 오는 29일까지 정미소 4·5동 전시관에서 이어지며, 구승희·김태형·윤기원 3명 작가가 참여해 작품 51점을 선보인다.

김현희 총괄 큐레이터는 “너무 어렵고 낯선 작품보다는 주민들이 편하게 다가올 수 있는 전시를 2-3년 정도 이어가고, 이후 점차 다양한 분야로 전시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며 “지역민 일상 속에서 예술이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계기를 만들고 싶다”고 설명했다.

세 참여 작가는 광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뒤 서울을 기반으로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들의 작업은 모두 자기 일상과 맞닿아 있다. 육아의 경험을 작품으로 풀어내는가 하면, 자신이 만난 사람들의 얼굴을 담거나 가족을 화폭에 담는 등 삶을 그대로 전시장에 옮겨냈다.

윤기원 작가는 자신이 만난 인연들을 인물화로 기록한다.

대작 위에 올린 강렬한 색채는 사람을 만났을 때 느낀 온도와 기운을 의미한다. 겹겹이 덧칠한 아크릴 물감에는 작가가 만난 사람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구승희 작가는 가족과 일상을 화폭에 담는다.

작가는 인물의 얼굴에서 눈만 남기고 코와 눈썹을 과감히 지워냈다. ‘눈동자는 모든 것을 말한다’는 작가의 생각처럼, 작품 속 눈빛에서는 감정이 오롯이 전해진다.

김태영 작가는 육아와 작업을 동시에 이어가며 얻은 경험을 작품으로 풀어냈다.

아이가 가지고 놀던 블록이나 장난감을 오브제로 만든 작품이 눈길을 끈다. 또 다른 축은 ‘집’이다. 집을 정밀하게 그려낸 작업은 건축 도면처럼 치밀하면서도 드로잉적인 자유로움을 담고 있다.

김현희 큐레이터는 “작품마다 작가들의 삶과 감정이 녹아 있듯, 관람객 역시 자신의 이야기를 발견하며 일상의 특별함을 되새길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이 공간이 앞으로도 지역과 예술,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는 따뜻한 인연의 장으로 자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나주 작은미술관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작은 미술관 조성 및 운영 지원사업’으로 개관했다.

나주시와 읍성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이 함께 운영하며, 정미소 유휴공간을 복합문화공간으로 재생해 전시와 지역 프로그램을 이어가고 있다.

조합원 가입을 통한 자발적 참여와 지자체의 행정적 지원이 결합돼, 주민들이 기획과 운영에 참여하는 점이 특징이다. 음악·사진·미술 동아리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이 이 공간에서 꾸준히 열리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역민과 함께하는 생활밀착형 문화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명진 기자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