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사건 희생자들에 대해 국가가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순천지원 민사 2부(이태우 부장판사)는 여순사건 희생자 유족 142명이 국가(대한민국)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최근 내렸다.

재판부는 국가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위자료로 총 33억4천700여만원을 산정했다.

이번 소송은 구례 지역 희생자 26명의 유족들이 제기했다.

재판부는 이 중 25명이 공무원들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희생 당했다고 봤다.

1명의 희생자에 대한 청구는 가해자를 군인 또는 경찰로 볼 수 없어서 기각했다.

희생 인정 판단에도 청구가 기각된 원고도 있었는데, 이들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로부터 결정 통지서를 받았지만 3년 이내 신청하지 않아 소멸시효가 완성된 것으로 판단됐다.

이에 일부 유족들은 항소를 통해 사실관계를 다시 정리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유족들은 최근 법무부가 형제복지원과 선감학원에 강제 수용됐던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의 상소를 일괄 포기·취하한 것처럼 여순사건에 대해서도 똑같이 해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하기로 했다.

소송을 대리한 서동용 변호사는 “국가폭력 사건에서 항소, 상고를 통해 소송을 지나치게 지연시키는 행위는 부당하다”며 “여순사건 이후 77년간 통한의 세월을 보낸 고령의 유족이 ‘나라에서 받은 돈으로 아버지 산소에 소주라도 한잔 따르고 죽고 싶다’고 절규하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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