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25일 남북이 현실적으로 두 국가라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이것이 영구 분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언론 간담회에서 남북이 “사실상의 두 국가, 이미 두 국가, 국제법적으로 두 국가”라며 “적게는 50-60% 국민이 북한을 국가라고 답한다. 국민 다수가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두 국가라는 것, (북한의) 국가성을 인정하는 것이 영구 분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잠정적으로 통일을 향해가는 과정에서 생긴 특수관계 속에 국가성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 장관은 “현실적·실용적 관점이고 유연하게 남북 관계를 보는 것”이라며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에 남북 기본협정 체결이 들어 있는데 이는 두 국가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일부 정부 관계자간 이견이 노출되는 것에 대해 “통일부와 국방부·외교부·국정원의 의견이 다를 수 있다”며 “용광로에 의견을 녹여내 대통령이 제시한 교류 대화를 빨리 복원하는 것,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는 것, 비핵화를 추진하는 것을 위해 한팀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의 국가성을 인정한다면 ‘조선’으로 호칭할 것인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국민적 동의가 있어야 한다”며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정 장관은 비핵화를 위해서는 우선 북한의 핵 개발 중단이 시급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오늘 이 시간에도 북한의 우라늄 원심분리기가 4곳에서 돌고 있다”며 “(북한의) 90% 이상 고농축 우라늄 보유량을 2천㎏까지 추정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또 “제재를 통해 북핵을 포기한다? 가능성 없다”고 단언하며 돌파구는 북미 정상회담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밝힌 9·19 군사합의의 선제·단계적 복원 조치와 관련 “9·19 합의가 복원되기 전이라도 군사분계선 일대 사격 훈련과 실기동 훈련을 중지하는 것이 맞다는 게 통일부의 입장”이라며 “국방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비전향 장기수들의 북송 요청에 대해 “내부 방침은 정해져 있다”며 “남북대화 채널이 열려 그러한 뜻을 전하고, 답을 듣는 것이 최소한의 절차”라고 북한의 호응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답했다./김진수 기자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