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자영업자들의 대출 규모와 연체액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불황의 그림자가 더 짙어졌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의원이 나이스평가정보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대출을 보유한 자영업자는 광주 8만5천130명, 전남 13만2천535명으로 나타났다. 전체 자영업자 수(광주·13만9천명, 전남·28만8천명)의 절반을 넘는다.

특히 상환을 3개월 이상 연체한 금융 채무불이행자도 광주 4천929명, 전남 6천422명에 이른다. 광주의 경우 2020년 1천313명에서 3.7배, 전남은 1천563명에서 4.5배 뛰었다. 전체 대출 규모도 증가했다. 같은 기간 광주는 18조7천619억원에서 24조7천898억원으로 1.3배, 전남은 19조6천894억원에서 30조7천626억원으로 1.5배에 달했다. 특히 채무불이행자의 대출 금액은 광주는 8천969억원으로 4.5배, 전남은 1조513억원으로 4.7배 이상 급증했다.

지역경제를 떠받치는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 코로나19 시기에 빚을 낸 이후 빚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구조적으로 고착화되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폐업도 쉽지 않다. 대출 연장이 힘들어지기 때문으로, 상환 압박에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영업을 계속하는 자영업자도 많다. 이번 통계 자료를 통해서도 빚으로 버티며 근근이 사는 고달픈 현실이 드러났다. 저소득·저신용으로 연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고위험 가구가 늘고 있다. 은행·비은행을 망라해 최대한 돈을 빌린 다중 채무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불경기와 고물가로 인한 매출이 급격 감소하면서 폐업 증가와 상환 불능 상태로 이어지고 있다. 금융 취약성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단순한 개인의 신용 문제가 아닌 것이다.

정부는 경제의 활력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저성장 추세가 뚜렷해지며 소비 회복은 더디기만 하다. 자영업자의 대출과 연체가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 단기적 탕감만으론 한계가 있다. 물론 도덕적 해이도 관리돼야 한다. 정확한 실태 조사를 통한 대출 이자 조정, 상환 유예 등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소득과 상관없는 종합적 대책이 필요하다. 내수를 살리기 위한 강력한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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