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가 원포인트 심사를 열어 광주·전남 특별광역연합 규약안을 통과시켰다. 다음주 본회의에서 의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도의회는 이달 초 본회의에 상정조차 하지 않았고, 운영 예산도 삭감해 내년 초 예정했던 출범이 사실상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더불어민주당 광주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광주·전남 행정통합 메가시티 로드맵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정준호 국회의원(광주 북구갑)은 행정통합의 절차와 구조를 규정한 ‘초광역특별지방자치단체 설치법’ 제정안에 의거해 2026년 제도 기반 완성, 2026년 초광역 산업투자청 설립, 2028년 총선 직전 특별지자체 공식 출범 등의 세부 일정을 제안했다.

이재명 대통령 공약인 ‘5극3특’ 전략의 핵심 권역이다. 첫 성공 사례는 반드시 호남이 돼야 한다. 이 대통령은 지방시대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다극 체제를 만들어 성장동력을 새롭게 확보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정 의원의 설명대로 AI(인공지능) 중심도시 광주, RE100(신재생에너지) 거점 전남, 여기에 초광역 산업투자청이 결합한다면 전체 산업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대전환을 이루게 될 것이다.

하지만 안팎의 기대와 다르게 광주·전남 특별연합이 의회의 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에 머물러 있다. 제 본분에 소홀하다는 비난은 물론 지역의 미래 발전을 위한 역사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일었다. 단체장이 야당 국민의힘 소속인 대전·충남이 적극적으로 통합을 요구하는 상황이어서 최우선 추진에 힘이 실리는 것과도 대조된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인구 감소에 따른 지방소멸을 막을 실효적인 대안이자, 공동의 이익을 실현할 강력한 기반이다. 선택이 아니다. 생존을 위해 필수다. 주민 여론 역시 긍정적이다. 이번에 제시된 로드맵에 맞춰 차근차근 진척돼야 한다. 광주의 경우 시의회에서 규약안을 의결했고, 운영 분담금을 내년 예산안에 편성하는 등 행정 절차를 성실히 이행했다. 전남도와 도의회가 현명하게 결단해야 한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매몰돼 황금같은 기회를 스스로 포기해선 안 된다.

초광역 메가시티 탄생을 위한 여건은 이미 성숙돼 있다. 이 대통령은 수도권에서 거리가 멀수록 가중해서 재정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며 다른 주요 국가 정책을 집행할 때도 마찬가지라고 언급했다. 대한민국의 지속 성장을 위한 5극3특 체계 안에서 주도권을 쥐어야 하지 않겠나.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