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목포대학교와 순천대학교 구성원이 전남권 최대 숙원인 의과대학 신설을 위해 추진하는 통합에 반대했다. 교육부 심사에 악영향이 예상되고 있다. 전남도와 양 대학은 당혹해하고 있다. 2027년 의대 개교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민주적 숙의의 과정이 부족한 행정 편의주의로 인한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남도는 국립의대의 신속한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주재로 김영록 지사, 송하철 목포대 총장, 이병운 순천대 총장이 회동해 2027학년도를 목표로 정원 최소 100명 이상 배정하는 것은 물론, 동부·서부권에 각각 500병상 이상 규모의 상급종합병원 기능을 갖춘 대학병원 설치에 뜻을 모았다. 전체 의대 정원 규모를 다루는 의료인력수급 추계위원회의 결정도 금명간 나올 전망으로, 내심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당초 두 대학이 구성원의 동의를 바탕으로 교육부에 통합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었지만 틀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연한 통합’을 통해 각 캠퍼스가 현행 체제와 동일하게 독립성·자율성을 유지한다는 점도 내세웠으나 뜨거운 찬반 공방 속에 묻히고 말았다. 특히 학생들의 무관심과 반대가 우세했다. 의대와 무관한 경우, 공감대 형성에 한계가 있었다는 분석이 제시되고 있다. 내년 1월 중순 교육부 심사 일정에 맞춰 재투표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 동력은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대학 간 통합의 문제가 아니다. 전남은 전국 최대 의료 취약지이자 광역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다. 의대는 심각한 격차 해소를 넘어 지방소멸 위기 극복을 위한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의 출발점이다. 지역사회의 최대 관심사다. 오랜 숙원인 셈이다. 대학 내부적으로도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에 앞서 의대 유치를 위한 필수 과제고, 초광역 거점으로 도약하는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다. 비수도권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글로컬 대학에 나란히 선정된 만큼 시너지 효과 또한 상당하다.

‘의대 없는 지역의 의대 신설’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다. 국가균형발전을 도모하고 지역혁신 국립대로 발돋움하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다.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과도 연계돼 있다. 의대 설립을 절실히 바라는 전남도민의 간절한 염원이 다시 한번 꺾이는 것인지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