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20일(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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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를 버리니 五感을 깨우는 그길이 있었네
4월이 아름다운 슬로시티 완도 청산도

발길 발길마다 저마다 한폭 그림이 되는 곳
길마다 이야기가 있는 느림과 비움의 공간
생각에 얽매이지마 그저 느낀대로 가는거야

  • 입력날짜 : 2013. 04.10. 00:00
노을의 검붉은 농담이 푸른 바다로 흘러내리는 장면이 장관을 연출한다.
봄이 어디서 출발했는지 알 수 없지만 청산도로 불어오는 봄바람은 이미 푸른 바다를 건너 대지의 숨을 고르고 정착했다. 청산도, 지금 그 섬에 봄이 무르익고 있다. 마냥 떠나고 싶은 봄, 노란 유채꽃과 파란 청보리 물결이 너울거리는 완도 청산도로 떠나보자.
청산도는 완도에서 뱃길로 50여분 가면 도착하는 섬이다. 산, 바다, 하늘이 모두 푸르다 해서 ‘청산(靑山)’이라 이름 붙여진 섬은 예로부터 청산여수(靑山麗水) 또는 선산(仙山), 선원(仙源)이라 말할 정도로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영화 ‘서편제’, 드라마 ‘봄의 왈츠’ ‘여인의 향기’ 등이 촬영된 곳으로도 유명한 청산도는 2007년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로 지정됐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자연, 섬 고유의 전통문화, 시간과 정성이 깃든 먹을거리, 주민 중심의 느리게 살기 운동 전개, 느림을 만끽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등 완벽한 슬로시티 요건을 갖춘 곳이라 평가받고 있다.

노을길에서 바라본 청산도의 노을.
슬로시티 지정을 통해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청산도에 2010년 길이 생겼다. 길 이름도 풍경에 취해 절로 걸음이 느려진다하여 ‘슬로길’이다.

주민들의 이동로로 이용되던 이 길은 전체 11코스(17개길), 42.195㎞에 이른다. 미항길, 서편제길, 구들장길, 돌담길, 미로길 등 길이 지닌 풍경, 길에 사는 사람, 길에 얽힌 이야기와 어우러져 거닐 수 있도록 주민들이 직접 이름을 짓고 코스를 만든 점이 슬로길의 가장 큰 특징이다.

청산도 슬로길은 2010년 문화체육관광부 ‘이야기가 있는 생태탐방로’, 2011년 국제슬로시티연맹 ‘세계 슬로길 제1호’로 공식인증 받았으며, 제주 올레길에 이어 전국에 걷기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명품길이다.

슬로길, 구들장논 등 느림의 풍경이 가득한 청산도는 보다 많은 사람들과 느림의 행복을 나누기 위해 매년 4월 ‘청산도 슬로우걷기 축제’(www.slowcitywando.com)를 개최하고 있다.

‘느림의 종’
청산도 슬로우걷기 축제는 ‘걷기’를 테마로 한 전국 최초의 축제로서, 지난해 축제기간 동안 7만여 명의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등 대표적인 봄 축제로 입지를 굳혔다. 축제는 4월 1일부터 30일까지 30일간 계속된다. 느리게 걷고(緩步), 웃으며 걷다 보면(莞步), 어느새 완보(完步)하게 되는 길임을 알 수 있는 ‘청산완보’가 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이다. 또 슬로길을 더욱 느리고 행복하게 걸을 수 있는 ‘슬로체험프로그램’ ‘문화예술프로그램’ 등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특히 축제 절정이라 할 수 있는 공식행사는 13일 ‘청산도 구들장논 국가중요농업유산 제1호 지정 선포식’과 ‘느림 메시지 전달·느림의 종 타종’ 행사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는 청산도의 전통과 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자리다.

색다른 봄 향기를 만끽할 수 있는 완도에서 느림이 주는 행복을 맛보면 어떨까. 바쁜 일상에 작은 쉼표 하나 띄워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 코스별 걷기


1코스(5.71km, 90분) 미항길-동구정길-서편제길-화랑포길
1코스 서편제길은 방문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대표 슬로길이다. 미항길과 동구정길을 따라 서편제길로 들어서면 영화 ‘서편제’의 명장면이 촬영된 길이 나타나며, ‘봄의 왈츠 세트장’과 함께 관광객들에게 인기 만점인 코스다.

2코스(2.1km, 48분) 사랑길
청산도 사람들이 연애바탕길이라고 부르는 2코스 사랑길은 연인들이 많이 찾는다. 당리에서 구장리를 잇는 해안절벽길로 숲의 고즈넉함과 해안 절경의 운치를 즐길 수 있다.

3코스(4.54km, 88분) 고인돌길
고인돌길은 청산도의 역사?문화 자료가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길이다. 당리를 감싸 안은 청산진성, 고인돌, 하마비, 초분 등 청산도의 오랜 역사와 문화의 숨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4코스(1.8km, 40분) 낭길
낭길은 구장리에서 권덕리까지 이어진 낭떠러지 길로 하늘에 떠 있는 듯, 바다에 떠 있는 듯 모호한 경계선을 따라 걷는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다.

5코스(5.54km, 125분) 범바위길-용길
범바위길에 청산도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고 강한 자성 탓에 나침반이 위치를 찾지 못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곳에 1년 후 배달되는 ‘느림보 우체통’이 있다.

6코스(5.115km, 82분) 구들장길-다랭이길
6코스 구들장길은 청산도에서만 볼 수 있는 구들장논이 펼쳐진 길이다. 척박한 땅을 논으로 일군 청산도 사람들의 애환과 열정을 동시에 느낄 수 있으며, 청산도의 대표 시설인 ‘느린섬 여행학교’가 위치하고 있다.

7코스(6.21km, 136분) 돌담길-들국화길
7코스 돌담길은 원형 그대로 보존된 돌담을 마주할 수 있는 길이다. 특히 등록문화재 제279호로 지정된 상서리 돌담은 소박하게 지어진 농가와 조화를 이루어 포근한 정취를 느낄 수 있다.

8코스(4.1km, 77분) 해맞이길
해맞이길은 청산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를 맞이할 수 있는 항도(목섬), 신흥리, 상산포, 진산리를 잇는 길로 새해 일출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길이다.

9코스(3.21km, 55분) 단풍길
단풍길은 진산리에서 지리까지 단풍나무와 함께 걸을 수 있는 길이다. 봄에는 유채와 청보리, 가을에는 단풍과 코스모스와 함께 청산도가 선사하는 가을의 향기를 만끽할 수 있다.

10코스(2.67km, 51분) 노을길
노을길은 섬의 서쪽 가장자리로 난 길을 따라 걷기에 청산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길이다. 노을의 검붉은 농담이 푸른 바다로 흘러내리는 장면이 장관을 연출한다.

11코스(1.2km, 21분) 미로길
미로길은 청산중학교에서 도청항까지 이르는 골목길이 미로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미로길 곳곳에 그려진 벽화 덕분에 미로(迷路) 속 미로(美路)가 되었으며, 이 길에 ‘향토역사문화 전시관’과 ‘느린걸음 느림카페’가 위치하고 있다.



/완도=윤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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