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영산포에 위치한 모 요양병원(맨 뒷쪽)은 건물주가 진출입로에 또 다른 요양병원을 신축해 임대해 준 것과 관련, 사실상 폐원을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갑(甲)질의 횡포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나주 영산포에 위치한 한 요양병원이 건물주의 ‘갑(甲)질’로 인해 문을 닫을 지경이라고 주장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H요양병원은 지난 2012년부터 2019년까지 건물을 임대받아 운영하고 있다. 모두 187병상으로, 환자 수는 180여명에 이른다. 의사와 간호사 등 직원 수는 100명 안팎으로, 제법 탄탄한 경영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시름이 깊어졌다. 폐원까지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다름 아닌 해당 병원 진출입로에 또 다른 요양병이 오픈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같은 건물주인 이모씨가 지난해 9월 신축에 들어가 최근 나주시로부터 준공 허가를 받았고, 전남도에 개원 허가를 신청해 놓은 상태로 알려졌다.

새로 들어설 요양병원은 최신 시설에 200병상 대규모이며, 이번 주말에 개원할 예정이다. 또 이를 위해 그동안 직원 확보 및 환자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H요양병원 측은 새 요양병원이 직원과 환자를 빼내가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특히, 병원 명칭도 매우 흡사해 혼란을 부르고 있다면서 폐업의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한 관계자는 “이미 직원 10여명이 옮겨 갔고, 신규 채용과정에서 지원자들까지 유사한 병원 명칭에 흡사 날치기를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진출입로를 빼앗긴 마당에 병원 존립이 위태로진 상황이다. H요양병원은 결국에 고사당하고 나서 임대료를 못낼 지경으로 몰리게 돼 보증금까지 까먹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보증금은 7억원, 월 임대액은 1천400여만원이다.

이에 대해 건물주 이씨는 “지역에 요양병원 수요가 많다. 새로운 병원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며 “선의의 경쟁을 하면 된다. 무조건적으로 환자를 빼가고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H요양병원 측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현재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병원 운영에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에 100억원대로 손해액을 추산하고 손해배상 소송까지도 검토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아무리 자기 땅이라고 제 마음대로다. 하다하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빈털털이로 문 닫고 나가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면서 “우리 사회의 갑질 횡포라고 해서 그런 줄만 알았는데, 당하고 보니 분노가 치민다”고 강조했다./나주=김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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