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 파동이 전국을 강타하면서 축산농가 사육환경의 전면적인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량 생산화를 위한 밀집 사육환경이 이번 사태의 주 요인으로 지목되면서 동물형 복지농장으로 전환 등 체질 변화가 장기적인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더욱이 축산농 비율이 높은 전남지역은 AI 등 매년 전염병 피해로 골머리를 앓고 있어 기존 농가의 장려금 지원 등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사업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기에 무능력한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이 도마위에 오르면서 전염병 컨트롤타워의 재정비가 우선 해결해야 할 사안으로 지적되고 있다.

20일 전남도와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전국 산란계 농장 전수조사 결과 총 49곳에서 유통하면 안 되는 ‘살충제 계란’이 검출됐다. 이는 농장 1천239개(친환경 농가 683개·일반농가 193개)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다.

무엇보다 심각한 사안은 살충제 검출 49곳 중 31곳이 친환경농가라는 점이다. 소비자들이 고품질을 믿고 비싸게 사는 먹는 친환경 계란에서 피프로닐, 비펜트린 등 독성물질이 검출돼 이를 공급한 정부에 대한 불신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전국 49곳 중 7곳에서 기준치 초과 검출된 전남지역 농가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닭 사육농가를 보유하고 있다. 매년 관련업계를 초토화시키고 있는 AI를 비롯해 살충제 공포까지 휩쓸면서 적지않은 상처를 받고 있다.

현재 이들 농가에서 유통된 계란(회수율 47%)이 이미 식탁위에 오른 경우가 적지 않아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의 주 요인으로 밀집된 사육환경으로 꼽히고 있다. A4크기의 케이지(철제우리) 농장 사육으로 촉발된 살충제 파동은 이미 예견된 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좁은 공간에서 대량 사육을 하다보니 전염병 노출은 당연한 결과일 수밖에 없다.

대안으로 동물복지농장이 떠오르고 있다. 전국 132곳에서 운영중인 이 농장은 거대한 운동장형 사육환경으로 닭이 흙목욕 등을 통해 진드기가 살 수 없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전남에서는 총 19곳, 산란계 15곳이 운영되고 있다. 사육규모가 적고 넓은 농장에서 고품질 사료를 먹으면서 사육되다 보니, 건강할 수밖에 없다는 게 관련업계 종사들의 설명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살충제 계란 뿐만 아니라 AI 등으로 피해가 매년 늘어나 축산업계 체질 변화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어 “밀집된 사육환경을 장기적으로 동물형 복지농장으로 전환시키는 게 안전한 먹거리 생산을 위한 시발점이다”면서 “다만, 기존 사육농가에 대한 지원책이 병행돼야 관련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남지역 산란계 농장은 97농가로 484만9천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1일 계란생산량은 280만개다.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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