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현안에 대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윤장현 광주시장의 민선 6기 막바지 구상과 달리 어등산 관광단지 개발과 신세계복합시설, 군공항 이전 등 핵심 사안이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이들 현안의 경우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전제돼야 할 뿐만 아니라, 주민·지역간 갈등 조정,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등의 변수가 적지 않아 향후 해법 찾기가 녹록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광주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박병호 행정부시장은 지난해 말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지역 주요 현안에 대한 2017년 사업 계획을 발표하며 추진 의지를 분명히 했다. 민선 6기 윤 시장의 임기가 1년여 남아 있던 시점이라는 점에서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막혀 있던 현안을 챙기겠다는 의도로 풀이됐다.

10개에 이르는 현안 중 최대 핵심은 어등산 관광단지 개발과 신세계복합시설, 군공항 이전 등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이들 사업 모두 8개월 넘게 뚜렷한 진척이 없는 데다, 일부는 뒷걸음질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시의 행정력과 정책 결단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7월 신규 민간사업자 공모에 나설 예정이었던 어등산 관광단지 개발은 사실상 ‘멈춤’ 상태다. 민간위원회에서 공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춰 공모 세부지침 변경을 요구한 데다, 중소 상인들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추가적인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고 있어서다. 현재 언제 사업자 공모가 이뤄질지조차 예상하기 힘들어 또 다시 장기 표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신세계복합시설 역시 연내 허가가 불투명해졌다. 윤 시장이 지난 2월 ‘올해 안에 허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최근엔 ‘광주는 타 지역과 상황이 다르다’며 적극 추진 의지를 드러냈지만 가시적인 후속 조치는 나오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지역 소상공인들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상황에서 허가는 쉽지 않은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내년 지방선거까지 맞물려 복합시설 사업 계획 자체가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부정적 관측도 많다.

최대 난제인 광주 군공항 이전의 경우 이전 대상지역이 될 전남의 반발이 워낙 거세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에 포함된 군공항 이전은 정부의 국정과제에 반영되면서 사업 추진의 발판이 마련됐음에도 설득할 만한 명분이 충분치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는 연말 안에 군공항 이전 적정지역을 국방부에 추천하고 후보지 선정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지만 예정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군공항 이전 역시 지방선거 정치 쟁점으로 떠오를 수 밖에 없어 갈등 조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광주시의원은 “윤 시장이 임기 초 결정을 내렸어야 할 사안들을 좌고우면하면서 결국 사업 자체가 표류하고 있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정책 결정이 계속 늦어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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