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25일(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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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의 공습, 국가재난사태
남성숙 광주매일신문 사장

  • 입력날짜 : 2019. 03.06. 18:37
공포 이런 공포가 또 있나. 난리, 이런 난리가 없다. 주변에 애기 키우는 집은 애기가 계속 기침을 해서 한달간 호주로 피신을 떠났다. 나라 전체가 미세먼지로 뒤덮혀 노령층과 어린아이는 물론 일반인조차 생활하기 힘들 지경이다.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미세먼지 사태가 일주일 이상 기승을 부리자 마스크가 하나의 패션으로 자리잡을 것 같다.

잘 알다시피 초미세먼지(PM2.5)는 ‘심질환 및 뇌졸중’과 ‘폐암’ 등 심뇌혈관질환과 호흡기질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미세먼지와 사망자 수에 관한 환경부 연구보고서’(2017년) 분석 결과, 초미세먼지로 인한 한 해 사망자수는 1만명 이상에 달한다.

지난 5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이 측정한 서울의 시간당 초미세먼지 농도는 무려 147㎍/㎥-150㎍/㎥에 달하는 등 초미세먼지를 관측한 2015년 이래 최악을 기록했다. 초미세먼지가 75㎍/㎥를 넘으면 ‘매우 나쁨’이란 점을 고려하면 최근 일주일내 전국으로 확산된 1급 발암물질인 초미세먼지(PM-2.5) 사태가 조기 해결되지 못한다면 노약자는 물론 일반인들의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그것이 전문가들의 경고다.

일주일째 이어지는 미세먼지 공습으로 미세먼지 청정지역이던 광주·전남의 일선 학교도 초비상이 걸렸다. 미세먼지가 덮친 일선 학교에서는 야외 수업을 금지하거나 연기하고 있고, 학부모 민원이 빗발치고,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늘면서 실내 공기청정기 구입도 서두르고 있다. 초미세먼지 경보는 시간당 평균 농도가 150㎍/㎥ 이상 2시간 지속할 경우 발령되는데 지난 1일 오전 광주에서는 172㎍/㎥까지 치솟기도 했다. 곧바로 시·도교육청은 일선 학교에 공문을 보내 ‘실외 수업을 하지 말 것’과 학사일정 조정을 지시했다.

갈수록 큰일이다. 2018년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중 초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국가 2위에 올랐다. 세계 대기오염 조사기관 ‘에어비주얼(Air Visual)’이 지난해 73개국 3천개 도시를 대상으로 연평균 초미세먼지(PM 2.5) 농도를 분석한 ‘2018 세계 공기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7번째로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나라로 분석됐다.

더 충격적인 것은 OECD국가 중 오염도가 심한 100개 도시를 분석한 결과, 국내 도시가 44개나 포함됐다. OECD 국가 중 최다였다. 한국에서 PM2.5 농도가 가장 높은 도시는 경기 안성시였다. 세계 순위는 372위였지만, OECD에선 13위에 올랐다. 이어 강원 원주, 전북 전주, 경기 평택, 경기 이천이 뒤를 이었다. 100위권에 든 도시들은 대부분 경기, 충청, 전라 등 서쪽 지역이 많았으며, 경북 구미 등 내륙 지역도 포함됐다. 국외 오염물질이 흘러들어오는 서풍의 영향을 받는 지역들이지만,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공장이 밀집해있거나 화력발전소의 영향을 받는 도시들이었다.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1군(Group1)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먼지 대부분은 코털이나 기관지 점막에서 걸러져 배출된다. 반면 미세먼지(PM10)는 입자의 지름이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1/5-1/7 정도인 10μm 이하로 매우 작아 코, 구강,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우리 몸속까지 스며든다. 일단 미세먼지가 우리 몸속으로 들어오면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가 먼지를 제거하여 우리 몸을 지키도록 작용하게 되는데, 이때 부작용인 염증반응이 나타난다. 기도, 폐, 심혈관, 뇌 등 우리 몸의 각 기관에서 이러한 염증반응이 발생하면 천식, 호흡기, 심혈관계 질환 등이 유발될 수 있다. 노인, 유아, 임산부나 심장 질환, 순환기 질환자들은 미세먼지로 인한 영향을 일반인보다 더 많이 받을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하여야 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미세먼지(PM10)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1)으로 인한 입원율은 2.7%, 사망률은 1.1% 증가한다.

문제는 이런 ‘최악의 미세먼지’ 상황이 한동안 지속되는 것이다. 당분간 바람이 약하고 대기가 안정돼 있어 초미세먼지·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지지 않을 거라는 예상이다. 꽃샘추위라고 부르는 한파가 몰려와 바람으로 미세먼지를 강하게 밀어내거나 혹은 강수가 북상해 비를 전국적으로 뿌리거나 해야 하는데, 그런 조건들이 발생하지 않고 연일 고기압 정체와 유입 정체가 반복되니 미세먼지 농도는 점점 높아지고 우리는 숨쉬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온 종일 마스크를 쓰고 살아야 하는 생활. 새봄 맞아 마음껏 뛰어놀아야 할 어린이들이 운동장에 나오지 못하고 교실에 갇혀 있는 상황. 창문도 못 열고 방안에만 갇혀있어야 하는 노인들. 어쩔 수 없어 미세먼지를 마시며 일해야 하는 노동자들. 이쯤 되면 생활의 불편 수준을 넘어 생존권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너 나 할 것 없이 외출을 삼가다 보니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 사정은 더욱 어려워지고 기업 생산성까지 타격을 주고 있다. 국가적 재앙 수준이다.

맘껏 숨쉴 수 있는 획기적인 대책이 긴요한 시기다. 화력발전소나 노후 경유차 등 주요 배출원 규제는 마련된 만큼, 전국에 산재한 소규모 작업장이나 농어촌 등 단속 사각지대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미세먼지 관리 역량을 갖추도록 시스템화하고, 중국 등 주변국의 미세먼지 감축을 촉구해야 한다. 미세먼지 배출원 가운데는 국민의 일상적인 생활과 관련한 것도 많다. 다양한 배출원을 찾아내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관리와 점검을 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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