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20일(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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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군 발암물질 관리 국가정책 훼손한 ‘대국민 사기극’
여수산단 미세먼지 배출조작 파문
입주기업 도덕적 해이에 제도적 맹점 악용…지역민 분노
‘기업에 맡겼더니 한통속’ 철저한 수사·재발방지 대책 시급

  • 입력날짜 : 2019. 04.17. 19:15
여수산단 입주업체들이 대기오염 물질 측정 수치를 조작해 배출한 사건은 한 마디로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국가적인 이슈가 된 1군 발암물질 미세먼지 정책의 근본을 뒤흔드는 행위에 다름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입주기업들은 도덕적 해이 속에 기업 자율에 맡길 수밖에 없었던 제도적 맹점까지 철저히 악용했다.

17일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에 산재한 대기오염물질 배출 사업장은 5만8천932개에 이른다. 대기오염물질 배출 사업장 관리·감독 업무는 2002년 환경부에서 지방자치단체로 넘어갔다. 지자체마다 몇 명 되지 않는 담당 공무원으로 실시간 감시망을 구축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는 기업 스스로 또는 전문업체에 맡겨 대기오염물질 배출 수준을 측정하고, 기준치를 초과하는 결과가 나오면 자체 개선하는 방안으로 제도를 마련했다. 기업과 대행업체를 믿고 맡겼지만 결국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힌 셈’이 됐다.

일각에서는 일부 대기업과 업체의 사례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했다. 오랫동안 관행처럼 대기오염 측정치가 조작됐다면, 다른 업체도 유사 사례가 많을 것인 만큼 철저한 수사와 대책 마련으로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환경부는 이번 적발사례는 ‘빙산의 일각’으로 보고 올해 2월부터 실시 중인 감사원의 ‘대기분야 측정대행업체 관리실태’ 감사 결과와 전국 일제점검 등을 통해 측정대행업체의 불법행위를 근절할 수 있는 종합개선방안을 5월까지 마련할 예정이다.

여수시민과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극심한 분노를 표출했다. 철저한 조사와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여수환경운동연합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 사건은 정부의 허술한 규제와 기업의 도덕적 해이가 빚은 결과”라며 “사업장이 오염배출량을 ‘셀프측정’하게 하는 정부의 규제 방식이 배출조작 비리를 방치하고 문제를 키웠다”고 강조했다.

시민사회단체 한 관계자는 “배출하는 기업이 측정 업체를 선정하다 보니 서로 짤 경우 형편없는 결과가 나올께 뻔한 상황이었다”면서 “대행업체를 선정하는 경제적 부담은 배출업체가 맡는게 당연하지만 업체 선정이나 관리는 환경부나 정부기관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LG화학은 환경부 발표 직후 대표이사 명의로 공식 사과문을 내고 생산시설을 폐쇄하기로 했다. LG화학은 “해당 사안을 인지한 즉시 모든 저감 조치를 취해 현재는 법적 기준치 및 지역사회와 약속한 배출량을 지키고 있지만,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관련 생산시설을 폐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역주민과 관계자의 걱정을 해소하기 위해 공신력 있는 기관의 위해성·건강 영향 평가를 지역사회와 함께 투명하게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보상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화케미칼도 환경부의 발표 자료를 토대로 자체 조사를 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한화케미칼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건이 당사 사업장에서도 발생한 부분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다만 적시된 공모 부분에 대해 담당자가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고 공모에 대한 어떤 증거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어 앞으로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며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사업장은 규모에 따라(매주 1회-반기 1회 등) 사업장의 대기오염물질 배출 농도를 자체적으로 측정하거나, 자격을 갖춘 대행업체에 의뢰해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업자는 해당 배출시설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을 스스로 측정해 배출수준(허용기준 초과 여부 등)을 자율적으로 확인하고 적절한 대책을 취할 수 있도록 정확히 측정을 해야하는 의무가 있다.

/문철헌 기자

/여수=김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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