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22일(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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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도 잘 살 수 있다’
박준수의 청담직필

  • 입력날짜 : 2019. 08.05. 19:29
필자는 지난 2009년 ‘지방도 잘 살 수 있다’(시와사람)는 제목으로 책을 출간한 적이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낸 것인데 광주·전남 지역경제 현주소를 진단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지방지 기자로 몸담은 지 20여년 동안 경제현장을 발로 뛰면서 느끼고 생각한 바를 정리한 보고서 형식의 저술이었다. 지역의 낙후성을 지역 스스로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는 길은 없는 것인가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시작하였다. 그리고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입장에서 꼭 한번 내보고 싶은 책이기도 했다.



지역 경제흐름을 한눈에 조망



그러나 제한된 시간 안에 출간해야 하는 사정 때문에 욕심만큼 충실한 내용을 담아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우리지역 경제흐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개론서’로서의 의미는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제1부 광주·전남의 현주소 ▲제2부 주력산업 현재와 미래 ▲제3부 신농업혁명 ▲제4부 녹색성장이 희망이다 ▲제5부 미래 ‘블루오션’을 찾아서 등 모두 5부로 구성되었다. 광주시와 전남도가 집중육성하고 있는 주력산업과 미래 산업을 중심으로 지역의 비전을 찾아보고자 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필자가 10년 전 묵은 책 이야기를 다시 꺼낸 이유는 ‘지방도 잘 살 수 있다’는 명제에 대한 논거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필자는 광주전남연구원이 주최한 ‘광주전남 지역산업 혁신성장 생태계 조성 워크숍’에 토론자로 참석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산업연구원 이두희 박사는 ‘지방분권과 혁신주도 지역산업성장 전략’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지방분권이 지역산업성장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실증분석 결과를 제시해 관심을 모았다.

이 박사는 내생적 성장이론을 근거로 지역의 혁신주도 성장을 위해서 지방분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방분권이 이뤄지면 자원의 효율적인 이용과 지방정부의 대응성이 증가돼 궁극적으로 지역성장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는 지역의 자산과 역량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지역이 스스로 내생적 성장 동력을 창출하도록 뒷받침해야 한다는 게 이 박사의 논지이다.

이 박사는 실증분석에서 민주화가 이뤄지고 재정의 투명성이 높은 선진국일수록 분권과 경제성장의 상관관계가 크다고 밝혔다.



혁신역량 결집할 지방분권 시급



실제로 선진국에서 지방분권과 혁신주도 지역성장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본 조선업의 기둥으로 성장한 일본 이마바리, 코닥의 거점이자 굴뚝도시에서 첨단도시로 경제체질을 바꾼 미국 로체스터, 제조업 르네상스를 구현한 미국 러스트벨트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광주는 광주형일자리, 인공지능기반 창업단지조성 등 미래 먹거리 산업구축에 힘쓰고 있고, 전남은 바다, 섬, 하늘, 해양, 바람, 천연자원 등 전남의 풍부한 블루자원을 활용해 포용적 경제성장을 할 수 있는 ‘블루이코노미’ 발전전략에 올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지방분권의 수준은 매우 낮은 형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연방제에 준하는 지방자치’를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개헌이 무산되고 지방자치법 전면개정안 역시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이 기대하는 만큼 큰 진전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재정, 입법, 행정 모두 ‘2할 자치’에 머물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시·도지사들은 지역특성에 적합한 지역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지방자치법과 지방조직에 관한 규정 개정을 통한 자치조직권 강화, 조직 운영권 보장 등을 건의했다.

또 지방소비세율과 지방소득세율 등을 인상해 재정분권을 강화하고 자치경찰의 사무와 수사권을 국가경찰과 중복되지 않도록 명확히 배분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하지만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 7:3으로 개편, 지방소득세·소비세 인상 등의 재정분권, 주민친화적인 자치경찰제, 주민참여와 주민자치제도 강화 등 입법·행정적인 과제들이 계획한 일정을 넘기면서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방이 잘 살기 위해서는 지방 스스로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혁신역량을 결집할 지방분권이 전제가 돼야 한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시대 지역의 자율성을 높이고 혁신역량을 일깨우기 위해서는 자치수준을 높이는 게 선결과제이다. 국회는 서둘러서 지방자치법 전면개정안을 통과시켜 지방도 잘 살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주기 바란다.

/주필 겸 자치연구소장


주필 겸 자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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