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18일(화요일)
홈 >> 오피니언 > 광매칼럼

‘떠나는 광주에서 돌아오는 광주로’
박상원
본사 상무이사·사회복지학 박사

  • 입력날짜 : 2019. 12.17. 19:07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의 첫 모델인 주식회사 광주글로벌모터스가 최근 경영진 인선과 본부장급 채용을 마무리하고, 이달 26일 공장 기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공사에 돌입한다. 본부장급에 이어 팀장급 25명도 조만간 채용절차에 들어가며, 광주형 일자리의 주력인 1천여명의 생산직은 내년 말부터 단계적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생산직 채용은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 전문 업체에 서류접수부터 면접까지 맡기는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현재 자동차공장 신축공사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과 행정절차가 진행 중이다. 입찰은 제한 경쟁·최저가·내역 입찰 방식으로 진행되며, 시공사는 이달 중순께 선정된다. 앞서 광주시는 공장건설 감리업체로 ㈜휴먼텍코리아 엔지니어링 건축사무소와 마인엔지니어린 건축사무소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빛그린산단 1공구 공장 신축에는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대우건설, 포스코건설이 참가의향서를 제출했다. 또 자동차 설비공사를 제외한 건축과 토목, 전기, 통신 등 전문건설분야 하도급에는 지역 업체를 60% 할애하도록 했다.

광주글로벌모터스가 인력 채용에 들어가자 자동차 관련 업종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특성화고를 중심으로 자동차과에 진학한 학생들은 광주형 일자리에 취업해 지역에서 자리를 잡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하고 있다. 그만큼 청년 취업의 간절함이 묻어난다. 지역인재 채용 비율을 높이기 위한 가산점 제도 등도 신중하게 논의되고 있다. 박광태 대표이사는 가산점 제도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거쳐 지역 출신들이 최소한 80%이상 일자리를 찾았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광주글로벌모터스가 완성차 공장 건립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7일 빛고을체육관에서 열린 자동차 부품기업 채용박람회에는 청년 구직자들이 대거 몰렸다. 채용박람회에는 100여개의 지역 자동차 부품기업과 1천100여명의 구직자가 참여했다. 이번 박람회는 광주지역에도 자동차 관련 좋은 일자리가 많다는 것을 알리는, 실질적인 취업의 문이 열리고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이처럼 광주형 일자리가 가시화되면서 긍정적인 시그널이 확산되는 과정에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찮다. 노동계의 반대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인 현대자동차 노조와 기아차 노조는 광주형 일자리가 임금억제 일자리 정책으로 지역간 저임금 하향평준화 경쟁을 유발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기아차 노조 광주지회는 ‘광주형 일자리는 나쁜 일자리로, 저임금 일자리로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발상은 기획부터가 문제’라고 주장하며 민주노총과 함께 대응수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노동운동에 오래 몸담았던 박병규 현 광주시 사회연대일자리특보는 “90년대 기아차 광주공장 노동자로 있었을 때 중소협력업체들은 희망이 없었고, 대기업에 취직해 신분전환을 하는 게 희망이었다. 임금, 복지 등 심각한 격차는 일자리의 높고 낮음을 없게 만드는 경제적 연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광주형 일자리에 담긴 고민을 토로했다. 박 특보는 “질 좋은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한 우리사회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불평등 등 많은 노동문제의 연장선에서 새로운 일자리 운동의 절실한 필요성에서 비롯됐다”며 민주노총의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촉구했다.

그는 민주노총의 임금 하향화 주장에도 “‘동희오토’의 내부 문제는 차치하고, 광주형일자리의 임금이 전체 제조업이나 지역 평균임금보다 낮은지, 전체 일자리 구조 속에 놓고 어느 지점에 있는지 말해야 한다. 광주형 일자리는 노동자들이 기업의 주인으로서 역할 할 수 있는 장치들이 갖춰진 기업을 만들어야 한다는 고민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조가 대화기구에서 충분히 목소리를 내 타협지점을 만들 수 있고, 노사민정 협의회에 민주노총이 언제든 들어올 수 있도록 자리를 비워놨다고 밝혔다.

광주형 일자리는 지역사회가 양극화 해소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대한 해법을 노사민정 대타협을 통해 기존의 대립적 노사관계를 벗어나 협력적 노사관계를 구현하는 새로운 형태의 사회통합형 일자리 모델이다. 핵심 과제는 적정임금, 적정노동시간, 노사책임경영, 원·하청 관계개선이다. 특히 적정임금, 사회적으로 합의되고 이해될 수 있는 임금은 기존보다 줄어들지만 삶의 질이 높아지고 일자리를 나눠주는 사회적 기여를 할 수 있다. 부족한 임금부분은 공동복지프로그램을 통해 광주시와 중앙정부에서 지원한다.

광주형 일자리는 노사 상생이 전제조건으로 성공을 위해선 노사간 소통과 협력을 얼마나 잘 이끌어내느냐가 중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모델이다. ‘가보지 않은 길’이다. 광주의 성공은 투자위축, 고용절벽, 청년실업 등 우리사회의 심각한 일자리 문제를 타개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청년 취업이 가장 심각한 광주지역은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산업도시로 변모할 것이다. 무엇보다 일자리를 찾아 외지로 떠나는 광주가 아닌, 일자리를 찾아 돌아오는 광주로 바뀔 것이다. 취업 절벽으로 신음하는 지역의 청년들에게 광주형 일자리는 희망이 돼야 한다.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





지난 기획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