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3일(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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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직불제’ 성공적으로 안착되길
곽홍섭
전남도 식량원예과장

  • 입력날짜 : 2020. 02.17. 19:11
지난해 말 약칭 ‘농업소득법’이 ‘공익증진직불법’으로 개정돼 올해부터 ‘공익직불제’가 첫 시행된다. 공익직불제는 농업활동을 통해 환경보전과 농촌공동체 유지, 식품안전 등 공익기능을 증진하도록 농업인에게 보조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EU(유럽연합)와 스위스에서도 ‘녹색직불제’로, 일본에서는 ‘농지유지직불제’로 이미 시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농업직불제는 총 9개로 다양하고 복잡한 구조를 갖고 시행돼 왔다. 이 중 6개 직불제가 통합된다. 직불금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쌀(고정+변동)과 밭농업·조건불리지역직불 등 총 4개를 묶어 기본직불제로, 친환경직불, 경관보전직불 2개는 선택형직불제로 개편된다. 나머지 경영이양직불과 FTA피해보전직불 등 3개는 기존대로 시행된다.

직불제 개편의 기본방향은 논·밭과 재배작물에 구분없이 동일한 금액으로 지급하고 중소농가의 소득안정 기능과 환경보호 등 생태의무를 강화한다는데 있다. 기본직불제는 영농 종사기간, 농촌 거주기간, 농외소득 등 일정 요건을 갖추면 지급하는 소농직불금과 재배 면적이 넓을수록 지급단가의 폭을 낮추는 일명 역진적 단가를 적용하는 면적직불금으로 구분된다.

지급 단가와 자격 요건 등 세부 시행 지침은 각계 각층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2월 중 확정할 계획이다. 이후 4-5월에 농가 신청을 받아 이행 여부를 점검한 후 올해 말에 사상 첫 공익직불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소농직불금은 0.5㏊(1천500평) 기준 농가당 약 120만원이 예상된다. 면적직불금의 경우에는 0.1-30㏊까지 일정 구간별로 지급단가를 적용해 지급된다.

정부는 올해 공익직불제 예산으로 2조4천억원을 확보했다. 이는 지난해 1조4천억원보다 70% 가량 많다. 이를 기준으로 전남도의 올해 공익직불금은 5천52억원으로 지난해 쌀 직불금 등 총 2천675억원에 비해 88% 이상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직불제가 개편되는 배경을 보면 먼저 과거에는 전체 직불금의 81%가 쌀 직불금이었다. 쌀을 생산하는 조건으로 2018년산의 경우 ㏊(3천평)당 평균 117만원(고정 100만원+변동 17만원)이 지급됐다. 밭직불금 55만원보다 월등히 많아 쌀 과잉생산을 유발해 수급 불안을 심화시켰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급액도 면적 기준 상위 7% 대농에게 39.4%의 직불금이 지급되는 대농 편중도 문제시됐다.

그 뿐만 아니라 쌀 변동직불제는 세계무역기구(WTO) 농업협정 상 감축 대상 보조로 1조4천900억원 이상은 지급이 불가능했다. 실제 2016년산 쌀 변동직불금이 당시 쌀값 하락으로 농업보조총액(AMS) 한도를 초과해 전국적으로 77억원을 지급하지 못했다. 그러나 개편되는 공익직불제는 WTO 허용 보조로 AMS와 상관없이 지급할 수 있어 지속적인 제도 운영이 가능하다.

결과적으로 공익직불제 개편은 쌀 중심의 패러다임 전환과 중소 농가에 대한 소득 안정, 여기에 공익 기능을 증진하는 등 농업의 대내외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선택이다.

물론 공익직불제 개편에 따른 부정적 의견도 많다. 특히 쌀 변동직불제 폐지에 반대 목소리가 크다. 2005년부터 ‘추곡수매제’가 폐지되면서 시행된 쌀 변동직불제가 지금까지 농가 소득 안정에 크게 기여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최근 쌀값이 안정적이고 정부가 대안으로 ‘양곡관리법’을 개정해 조기 시장 격리 등 쌀 수급 안정 대책을 의무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농업인이 만족할만한 정답은 아닐지라도 향후 여러 가지 여건과 추이를 지켜봐야 할 사안이다.

여기에 공익직불제 준수 의무에 대한 농촌 현실과의 괴리다. 농가 영농 기록 작성과 영농 폐기물 수거·처리 등 일부 준수 의무는 65세 이상이 절반에 가까운 농가 인구 고령화 추세에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제재를 강화하겠지만 비농업인의 직불금 부정 수급도 우려하고 있다. 어떤 시책이나 처음부터 완벽하게 시행하기는 어렵다지만 초기에 예상되는 혼란을 최소화하도록 잘 살펴 개선·반영해야 한다.

전남도는 공익직불제 개편에 따른 시행 착오에 대비, 자체 추진단을 구성하고 각종 회의와 설명 회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정부에 건의해 왔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현장의 의견을 받아 개진할 계획이다.

올해 첫 시행하는 공익직불제가 유튜브에서도 관심이 뜨겁다는 며칠 전 보도를 봤다. 그만큼 모두의 기대가 높다는 방증일 것이다. 농업인을 비롯한 국민 모두의 관심과 기대 속에 공익직불제가 성공적으로 안착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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