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6(목)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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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 사람들은 긴 터널을 지나 서서히 일상을 회복해 가고 있다. 지난해 2월3일 코로나 첫 확진자가 발생한지 652일, 백신접종을 시작한지 249일만의 일이었다. 우리는 빠른 시간 내에 국민접종 완료율 70%, 고위험군인 고령층(60세 이상) 90% 이상을 달성했다. 2-3개월 먼저 접종을 시작한 미국, 영국, 이스라엘 등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위드 코로나’ 시대로의 국면 전환을 가능토록 한 것이다. 특히 ‘봉쇄조치(Lockdown)’ 없이 확진자와 사망자의 발생을 가장 효과적으로 억제한 ‘K-방역’은 세계적인 모범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위드 코로나’ 시대의 개막은 분명 자축할만한 일이지만 그 이면에 지난 2년 가까운 세월을 눈물겨운 희생으로 감내해 온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코로나의 최전선에서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여 온 의료진과 방역당국의 노고에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하는 것이 먼저이다. 그리고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뼈아픈 희생을 감내해 온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있다.
코로나가 4차에 걸쳐 대유행으로 번지는 동안 우리가 했던 ‘시간제한’과 ‘거리두기’는 불가피한 조치였지만 그 분들에겐 사실 분명한 ‘영업방해’이다. 정부의 지원금이라는 것도 빵 한 조각에 불과한 것이고, 그들은 안으로, 안으로 멍들어 갔다. 내가 사는 동네 근처만 해도 더 이상 버티지 못한 채 숱한 가게들이 문을 닫았고, 임대 점포의 원상복구 비용이 없어 폐업을 하려고 해도 폐업조차 할 수 없이 하루하루를 연명하듯이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위드(with)’ 동행이라는 뜻이다. 코로나와 사람, 사람과 사람이 함께 가는 길이다.
이 분들에게도 11월1일, 그날 이후 누군가 손을 내미는 ‘위드’는 찾아 왔을까?
며칠 전 꽃가게를 하는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서점과 문방구, 꽃집 등을 대상으로 구청에서 50만원의 민생안정자금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 사실을 몰랐던 모양이다. 그래서 기한 내에 신청을 못했는데, 결국 못 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구청을 찾아가 담당 공무원에게 항의했지만 “인터넷으로 통보를 해서 저희는 별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면서 “최소한 핸드폰이나 전화나 우편으로 알려주어야 하지 않느냐고 따졌는데 무성의한 답변만 계속하더라”고 했다. 그렇지 않아도 화가 나는데 기한내 지급하지 못한 지원금은 불용처리 한다는 말을 듣고는 울분을 삭일 수가 없었다고 했다. 다른 자영업 하는 분께 알아보니, 전화로 통보를 받았고 지원금도 받았다고 한다. 대상자가 많아 구청에서 누락되는 실수가 아니었을까 싶다.
이런 일이 사소한 사례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지금은 태평성대의 어느 하루가 아니다. 수술을 마친 환자에게 미음을 먹이며 조금씩 기력을 회복시키는 것처럼, 작고 간절한 마음으로 조심조심 회복해야 하는 시간이다. 그래도 행정관청에 찾아오고 호소라도 하는 사람은 그나마 나은 편일지도 모른다.
지난 2년간 코로나로 깊은 멍이 들어, 벼랑 앞에 서 있는 사람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헤매고 있는 이웃이 분명 많을 것이다. 지금은 행정이 민생현장으로 찾아가야 하는 시간이다. ‘일상’이 아니라 ‘일상의 회복’이지 않은가. ‘위드 코로나’ 시대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이 추운 겨울을 녹이는 행정의 따뜻한 체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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