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집 광주과학기술원 대외부총장

지스트를 아시나요?

지난 토요일 광주에서 주요 역사의 장소를 걷는 광주마당 순례단이 지스트를 방문해 ‘과학자의 길’을 함께 걸었다. 지스트에서 시작해서 첨단의 연구단지와 산업단지 과학관을 돌아 지스트로 돌아오는 약 7km 길이다.

필자가 제안하여 광주 첨단의 과학자들이 이 길을 만들고 이름을 ‘과학자의 길’이라고 지었다. 시민들이 과학을 일상처럼 생각하고 더 나아가 광주가 과학도시며 과학도시를 통해 미래로 나아가자는 소망을 담아 만든 길이다.

걷기에 참여한 시민들은 지스트·한국광기술원 등 광주가 이렇게 과학연구기반이 잘 되어 있고 이렇게 훌륭한 첨단산업이 육성되고 있는지 몰랐다며 신기해하고 많은 시민들에게 과학자의 길 걷기를 추천한다.

지스트는 올해 설립된 지 29년째의 글로벌한 연구력을 가지고 있는 과학기술 이공대학이다. 작년 연구논문의 피인용 실적인 국제 QS 평가에서 지스트는 세계 4위다. 사람들은 ‘아니 광주에 그런 실력 있는 대단한 학교가 있었단 말이야’ 라며 깜짝 놀란다.

지스트에는 200여명의 인공지능·물리·화학·생명과학·지구환경·기계·신소재·전기전자컴퓨터 융복합 학부의 뛰어난 교수들과 고등광기술연구소·에너지기술연구소·문화기술연구소를 비롯한 10여개의 큰 연구소와 많은 연구센터들의 연구원들, 2천여명의 대학원·학부 학생들이 학업과 함께 연간 2천억원이 넘는 각종 과학기술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지역을 넘어 국가적인 과학기술 역량을 갖추고 있다.

특히 과학기술부 국가 필수 전략기술 육성계획으로 지스트는 인공지능, 첨단바이오, 반도체 디스플레이 분야를 집중 육성을 추진한다. 광주시의 국가 AI 중심도시 계획에서도 지스트는 인공지능대학원을 통해 석·박사 고급인력을 육성하고 이들을 창업으로 연결시키는 중요 역할을 담당할 뿐 아니라 인공지능연구소 등을 중심으로 AI 기술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MIT 대학과 올해부터 AI 5개 과제를 공동 연구 착수도 하며 글로벌 AI 연구개발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몇 달 전 지스트에 수십 개의 별들이 떴다. 국방부의 장성들이 대거 지스트 고등광기술연구소를 방문하고 레이저기술 등을 시찰하고 국방과학기술연구 협력을 추진키로 했다. 고등광기술연구소는 광주 광산업의 초창기 기술의 요람이었으며 세계적 규모의 초강력 레이저 시설을 갖추고 있어 우주 레이저센터 등도 운영하고 있다.

지스트에 존재하는 각종 연구개발 기기와 장비 규모도 엄청나다. 중앙기기센터를 통해 기기활용 확대를 추진해 가고 있다.

필자는 작년에 ‘보물섬’이라는 소책자를 간행해 배포한 적이 있다. 지스트가 인재와 기기 등 보물로 가득한데 외딴 섬처럼 지역사회에서 잘 모르고 있어 보물섬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보물이란 사용해야 그 가치가 빛나는 것이지 섬에 갇혀 사용되지 않으면 아무 짝에도 소용이 없다. 그래서 지스트는 지난 시절의 지스트만의 울타리를 넘어 지역사회 협력, 전국적 산학연계,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는 중이다.

올해 지스트가 추진하는 주요 사업은 지스트 미래전략원과 사이언스파크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전략원은 지스트가 국가미래과학기술 정책을 교육·연구 하는 한편 기술과 경영을 결합하는 융복합 기술경영과정을 만들어 학생뿐만 아니라 기업인 공무원 등도 함께 참여하는 대학으로 미래선도 기술경영정책 대학원을 만드려는 것이다.

지스트 사이언스 파크는 학교에 기업들이 들어와서 함께 연구하고 개발하며 생산하는 대학의 산업단지화 같은 것이다. 물론 지금도 지스트 GTI가 있어 기술이전과 사업화, 창업지원 등 산학협력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를 보다 확장시켜 최고의 과학기술생산클러스터로 만들어 보려는 야심찬 계획이다.

이제 지스트가 30주년을 맞아 새롭게 변화하고 도약하려 한다. 시민들의 관심과 지스트를 적극 활용하고 육성하는 지자체의 정책도 기대한다. 기업들도 지스트에 투자도 하고 산학협력으로 부를 창출하자. 과학기술력은 지역경쟁력의 핵이고 국가발전의 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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