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를 방문한 UN 인권이사회 파비앙 살비올리 특별보고관이 12일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 옥상에서 5·18재단 관계자들로부터 80년 민주화운동 당시 상황 설명을 듣고 있다./김애리 기자

파비앙 살비올리(Fabian Salvioli) UN 진실·정의·배상·재발방지 특별보고관이 12일 광주를 찾아 5·18민주화운동 관계자들과 ‘배상조치’, ‘진상규명’ 등 미완의 현안을 논의했다.

또 5·18 당시 헬기사격의 흔적이 남아있는 전일빌딩과 민주화운동관계자들이 수감됐던 옛 광주교도소, 영령들이 안장된 국립5·18민주묘지 등을 방문해 과거사를 면밀히 들여다봤다.

이날 오전 10시30분께 파비앙 살비올리 특별보고관과 5·18정책연구 T/F, 5·18기념재단,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관계자들은 광주 서구 5·18기념재단에서 ‘시민사회 간담회’를 가졌다.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에 따르면 특별보고관의 광주 방문은 각종 인권 유린이 자행됐던 과거사에 대해 국가는 어떠한 조치를 취했고, 진상규명은 어디까지 이뤄졌으며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에 미흡한 부분은 없었는지 들여다보기 위함이다. 또 책임자 처벌과 기념사업 등의 현황을 ‘방한 보고서’에 담아, 2023년 9월 제54차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해 미흡한 부분에 대해 권고사항을 내리고자 마련됐다.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는 이날 유공자뿐만 아닌 그 가족들도 5·18민주화운동으로 인한 피해자임을 강조하며 ‘정신적 피해 배상’ 범위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특별보고관은 ‘가족들 역시 피해자’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간담회를 마친 뒤 특별보고관과 5·18정책연구 T/F, 황일봉 5·18민주화운동 부상자회장 등은 전일빌딩을 방문, 1980년 5월 당시 헬기에서 발사된 총탄이 남긴 자국들을 확인했다.

그러면서 전시된 사료를 통해 과거사를 면밀히 들여다봤다.

이후 민주화운동관계자들이 수감됐던 ‘옛 광주교도소’를 찾아 특별사동과 5·18수용자 사동을 둘러봤다. 또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민족민주열사들에게 분향과 참배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로써 공식 현장방문 일정은 끝이 났다.

이날 황일봉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장은 “이번 간담회에서 논의됐던 내용들이 보고서에 담겨 향후 권고사항을 통해 유의미한 변화가 있을 걸로 기대된다”며 “특히 민주유공자 동지들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또 다른 방안을 찾아 그 의미가 남다르고, 이를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파비앙 살비올리 특별보고관의 방한 일정은 오는 15일 종료된다.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선 5·18민주화운동은 물론, 일제강점기 인권침해와 한국전쟁 당시 양민학살을 주제로 앞서 진행된 면담에서 논의됐던 내용들이 약식보고서를 통해 일부 공개될 예정이다.

/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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