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등 핀테크 기업에 이어 카드사까지 ‘후불결제’(BNPL : Buy Now Pay Later) 서비스에 나서면서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다만 BNPL 서비스가 주로 대학생·사회초년생 등 금융이력 부족자(씬파일러)를 잠정 고객으로 겨냥한 만큼 가입절차 간소화 등 낮은 진입장벽이 연체와 다중채무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BNPL 서비스는 지난해 4월 네이버페이가 핀테크 기업 중 국내 최초로 도입 후 올해 카카오페이에 이어 모바일 금융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이하 토스)도 서비스를 오픈하면서 핀테크 기업을 주축으로 운영되고 있다.

BNPL란 돈이나 신용카드 없이 일단 물건을 구입하고 차후에 결제를 하는 서비스다.

신용카드 결제와 비슷하지만 가입 절차가 간소하고 연회비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소비 욕구는 높은 반면 돈은 부족한 MZ세대와 씬파일러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여신전문사업자 자격이 없는 플랫폼 사업자까지 신용카드와 같은 후불 기능을 확보한 것은 지난해부터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심사위원회의 규제 특례(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이들 또한 진출할 수 있게 임시 허용됐기 때문이다.

이에 네이버파이낸셜이 지난해 4월 국내 빅테크 가운데 가장 먼저 금융 데이터와 비금융 데이터를 결합해 머신러닝으로 분석하는 대안신용평가시스템(ACSS)을 활용, 소비자의 한도액을 산정해 자체 심사를 통과한 사람에게 최대 월 30만원 한도를 부여하는 후불결제 서비스 ‘네이버페이 후불결제’를 선보였다.

이후 카카오페이가 지난 1월부터 월 15만원 한도로 버스·지하철 후불결제 서비스를 시행했고 토스도 4월 간편결제서비스 토스페이에 신용결제 기능을 담은 월 결제 한도 최대 30만원 수준의 후불 결제 시스템을 출시했다.

전통 금융사 중에선 카드사를 선두로 은행권까지 속속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현대카드는 카드사 최초로 지난달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운영하는 한정판 스니커즈 중개 플랫폼인 ‘솔드아웃’에 할부 가능한 BNPL 서비스 ‘카드 없이 분할결제’를 내놨다.

KB국민카드도 올해 3분기 결제대행(PG)사 다날과 함께 BNPL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이며 은행권에서도 신한은행이 지난해부터 NHN페이코와 BNPL 서비스를 함께 개발 중이다.

이처럼 금융 접근도를 높여준다는 이점 뒤에 BNPL 특성상 가입 절차부터 사용까지의 절차가 턱없이 간소하며 신용카드 발급이나 대출처럼 까다롭지 않아 금융 지식이 없는 사회초년생이나 씬파일러 등에게는 큰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사용 한도에 대한 총액 규제가 따로 없어서 한 사람이 다중 업체를 동시에 이용하면 100만원이 넘는 금액까지도 쉽게 BNPL로 대체할 수 있다.

실제 본보 기자가 이날 빅테크 플랫폼 중 한 곳에서 약 15만원 가량의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BNPL 서비스를 사용해본 결과 가입부터 결제까지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연체로 이어질 확률도 높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네이버페이 후불결제 고객의 연체율(1개월 이상)은 1.26%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신용카드 연체율(0.54%)의 2배가 넘는 수치다.

네이버페이의 경우 후불결제 후 연체가 되면 하루 약 0.033%, 연 12% 정도의 연체 수수료가 부과, 영업일 기준 5일 이상 연체 시 개인 신용 등급이 하락할 수 있다.

또 장기간 연체 시 채권추심회사에 위탁 관리돼 지급 명령, 소송 등 법적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

지역 청년들에게 부채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광주청년드림은행 관계자는 “BNPL의 쉽게 결제할 수 있는 구조를 단순 편의성 확보 차원으로만 볼 수는 없다”며 “특히 여유가 없는 사회초년생이나 취업준비생들에게는 이같은 서비스는 다중 채무 발생 야기부터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부작용을 우려했다.

/양시원 기자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