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품 판매 금지’ 11월 24일부터 환경부의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이 시행됨에 따라 편의점을 비롯한 소규모 카페·식당 등 소매점에서 일회용 비닐 봉투·종이컵 등의 1회용품 판매가 금지된다. 사진은 구청 관계자들이 한 카페에서 1회용품 판매 금지 안내문을 부착하는 모습./김애리 기자

“엊그제는 환경부에 전화해 따져 묻기까지 했습니다. 환경부가 환경오염 개선에 대해 생색낼 때 우리는 왜 ‘욕받이’가 돼야 하냐고요.”

환경부의 1회용품 사용 제한 확대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편의점을 비롯한 카페, 식당 등이 진땀을 빼고 있다.

가맹 본사에서 일찌감치 1회용 비닐 봉투 발주를 제한한 일부 편의점의 경우 규제 시행 전임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고객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환경부에 따르면 오는 11월24일부터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에 의거해 매장 면적 33㎡를 초과한 편의점을 비롯한 소규모 카페·식당 등 소매점에서 비닐 봉투·종이컵 등의 1회용품 판매·사용이 금지된다.

앞서 2019년 1월1일 면적 165㎡ 이상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에서 1회용 비닐봉투 사용을 금지하는 개정안을 시행한 이후 규제가 더욱 확대된 것이다.

1회용 봉투를 판매 또는 무상 제공한 사실이 적발될 경우 점주는 최대 300만원까지 과태료를 물 수 있다.

이 같은 1회용품 규제 시행을 바라보는 편의점을 비롯한 소규모 매장의 점주들의 시각은 불편하기만 하다. 특히 대표적인 1회용품인 비닐 봉투 판매가 금지되는 편의점 업계의 심정은 참담하기까지 하다.

2017년 서울시가 무료 비닐봉투 제공 단속 강화 방침을 내림에 따라 편의점 업계가 비닐봉지를 환경부담금 명목으로 유상(20-100원)으로 판매했는데 ‘편의점 비닐봉투는 공짜’라는 기존 인식으로 인해 고객과의 마찰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졌었다. 편의점 업계는 이번에도 당시의 ‘악몽’이 재현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현재 사용 중인 1회용 비닐봉투 대용으로 쓰일 다회용(부직포) 쇼핑백, 종이 봉투(100-250원), 종량제 봉투(광주 기준 10ℓ 380원) 등은 가격이 더 비싸 이전에 비해 갈등 수위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북구에서 7년째 편의점을 운영한다는 점주 김모(47)씨에게 1회용품 금지에 대해 묻자 “오늘도 이미 한 차례 말다툼을 벌였다”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CU와 세븐일레븐 등 일부 편의점의 가맹 본사에서 1회용품 금지 규제에 앞서 지난달부터 일찌감치 비닐봉투 발주를 중단, 김씨의 매장도 이미 엊그제 봉투 재고가 떨어져 소란이 벌어진 것이다.

그는 1회용품 규제 취지에 대해 공감한다면서도 “2017년 비닐봉지를 유상 판매한다고 했을 때 물건을 내던지고 욕설을 하는 등의 갈등이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며 “규제 시행 전 충분한 홍보·계도 활동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번거롭고 복잡한 잣대도 불만을 키우는 원인이다. 일례로 카페의 경우 매장 내에서 취식할 땐 1회용컵이나 플라스틱 빨대 사용 등이 전면 금지되지만, 소비자가 직접 포장해 가져가면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매장 내에서만’이라는 예외조항이 있기 때문으로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1회용컵과 다회용컵 모두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한편, 환경부는 일선 현장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만큼 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 제작·배포와 홍보·계도 기간을 거치는 등 시행착오를 줄일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까지는 별도 계도기간 없이 예정대로 규제를 시행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양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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