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05(수)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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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버스·택시 전시…주먹밥 나눔
지난 17일 오후 2시께부터 광주 금남로와 5·18민주광장 일대에서 오월시민난장이 펼쳐졌다.
옛 전남도청 한 켠에는 1980년 5월 당시 시민들이 타고 다녔던 모습으로 도색을 거친 아시아자동차 AM818 코스모스 모델 버스가 전시됐다.
이를 본 시민들은 분필과 수성펜 등으로 버스 외관에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적었다.
민주광장 분수대 주변에선 영화 택시운전사에 나온 초록색의 브리사 모델 택시 탑승 체험이 이뤄졌다.
오월어머니들은 올해도 주먹밥 나눔 부스를 운영하며 시민들에게 ‘대동 정신’을 전했다.
미국에서 온 잭슨 리차드 파리스(26)씨는 “5·18기록관, 전일빌딩 등 여러 곳을 돌아봤는데 당시 얘기를 들으며 눈물이 날 뻔했다. 영화로 봤던 장면들을 실제로 체험해 감동이 크다”고 말했다.
◇일해공원 명칭 변경 촉구 서명 운동
학살자 전두환을 규탄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경남 합천군 주민들로 구성된 ‘생명의 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는 이날 금남로 거리의 한 부스에서 일해공원 명칭 변경 촉구 서명 운동을 벌였다.
단체는 시민들에게 “전두환 공원의 이름을 바꿔야 한다”며 힘을 보태달라고 호소했고 시민들은 너도나도 서명에 함께하며 하루 빨리 전두환의 흔적이 사라지길 기원했다.
고동의 합천군민운동본부 간사는 “범죄자를 미화하거나 찬양하는 기념물 설치를 법으로 금지해야 12·3 비상계엄과 같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사태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국회도 이를 막기 위한 입법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월 정신 헌법 전문 수록” 촉구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해야 한다는 염원도 이어졌다.
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는 부스를 마련, 헌법 전문에 들어가야 할 오월 정신이 무엇인지 묻는 시민 투표를 진행했다.
공감·돌봄·투쟁·평화·연대·자유·저항·참여 등 8개 항목이었으며 시민이 직접 스티커를 붙이는 방식으로 투표가 이뤄졌다.
‘평화’에 스티커를 붙인 한 10대 청소년은 “다른 7개 항목도 의미가 있겠지만 오월 영령들이 피를 흘렸던 건 이 땅에 민주주의를 통한 평화를 이룩하기 위한 것이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차량이 통제된 금남로 거리 대형 그림판도 눈에 띄었다. 시민들은 ‘끝나지 않은 쿠데타’, ‘완전한 내란 사태 종식’, ‘소중한 민주주의 지켜가자’ 등의 글귀를 적었다.
◇광장 밝힌 ‘응원봉’ 대행진 횃불로
12·3 비상계엄으로 인한 탄핵 정국 때 광장을 밝혔던 응원봉은 횃불이 돼 다시 등장했다.
45주년 민주평화대행진 행렬은 민주수호·자주평화·사회대개혁·내란청산·평등연대 등 5개 행진단으로 꾸려졌다.
각 행진단에는 5·18 희생자 가족은 물론, 전국 국가폭력 피해자 가족(제주 4·3, 여순 사건, 대구 2·28항쟁, 부마항쟁), 사회적 참사(세월호·이태원·제주항공) 유족, 시민사회단체 등 각계각층이 참여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4시께 광주고등학교와 북동성당, 전남대학교, 광주역, 조선대학교에서 금남로를 향해 출발했다.
광주고에서 출발한 민주수호 행진단의 행렬은 대형 태극기를 든 청소년들이 이끌어 시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행진 참여자들은 ‘오월정신 계승’ 문구가 적힌 손팻말이나 깃발, 응원봉을 손에 들고 “민주주의를 수호하자”고 외쳤다.
오후 5시께부터 전야제 행사가 열리는 금남공원 일대에 행진단이 하나, 둘 도착하면서 함성은 배가 됐다. 5·18을 의미하는 오후 5시18분께에는 금남로 일대에 있던 이들 모두 하던 일을 멈추고 묵념을 통해 오월 영령들을 위로했다.
◇올해 첫 운영 ‘오월 텐트촌’ 인기
올해 처음으로 운영된 ‘오월 텐트촌’은 시민들의 큰 호응 속에 만석을 기록했다.
2-3인용, 3-4인용 텐트 224개를 이용하는 이들은 주로 가족 단위 방문객이었다.
텐트에 짐을 푼 이들은 금남로 일대를 여유롭게 돌아다니며 각종 체험·전시 부스를 즐겼다.
경남 진주시에서 온 이규필(40대)씨는 “5·18민주화운동을 추모하고자 광주를 찾았는데 텐트촌이 마련된다고 해 신청했다”며 “지인들과 함께 왔는데 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무엇보다 접근성이 좋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텐트 수에 비해 화장실(8개)과 샤워실(4개) 등 편의 시설 수와 내부 공간이 다소 아쉽다는 지적도 있었다.
광주 광산구에서 온 최훈(20대)씨는 “2-3인용 텐트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2명이 자기에도 좁고 바닥에는 스펀지 패드 한 장만 깔려 있어 다소 불편하다”고 토로했다./안재영·주성학 기자
안재영·주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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