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회 정책토론회에서 반복되는 서방천과 용봉천 일대의 침수 예방을 위해 복개하천을 복원해야 한다는 요구가 분출됐다. 발제를 맡은 고준일 전남대 공업기술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예측할 수 없는 극한 폭우도 원인이 되지만, 도시계획 구조 자체의 문제에서 비롯됐다”며 하천 복개, 좁은 단면, 분리된 하수 시스템, 교각 구조 등이 물 흐름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 연구원은 복개 해소 및 우회 배수, 우수저류시설 확충, 하천 생태 복원, 도시 침투 기반시설 정비 등을 제안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김일권 광주연구원 재난안전연구센터장은 “광주의 기존 관거 중심 회색 인프라 중심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그린인프라(GI)와 저영향개발(LID)을 결합한 생태 기반 물순환 체계로의 전환을 주장했다.

올해 여름 극한호우에 따른 피해 복구를 위해 광주시는 총사업비 822억원을 긴급 투입, 시설 복구와 시민 생활안정 지원에 나서고 있다. 침수 재발 방지를 위한 단계별 대책도 마련해 추진하는데, 양동 복개상가와 서방천 복개도로의 하천 유수(流水) 기능 회복을 위한 복원사업은 장기 과제로 분류했다. 광주는 두 차례 극한호우(7월16-19일, 8월3일)로 인해 사망 2명, 재산피해 1만5천871건 328억원이 발생했다. 일시대피자는 286세대 417명에 달했다. 정부는 북구 전역과 광산구 어룡동·삼도동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 실효성 있는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광주시도 근본적인 재난예방시설을 구축해 안전 도시를 만드는데 행정 역량을 총동원할 방침이다. 하지만 하천 복개구간 복원을 위해선 만만찮은 예산이 발목을 잡고 있다. 1조738억원으로 추산되는 양동 복개상가에 앞서 6천억원 수준인 서방천 복개도로부터 조기에 착수해야 한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국비 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건의해야 한다.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다. 수년째 되풀이되는 침수로 주민들의 일상이 무너졌다. 신속하게 생태적 회복력을 강화해야 한다. 복개하천의 복원에 진력해야 한다. 언제까지 응급 복구와 긴급 처방에만 기댈 수 없다.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